이 책은 칼 구스타프 융의 직접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융에 기반한 이야기임에도 정여울 작가의 번역이라는 점이 나를 흥미돋게 했다. 몇년 전 만난 <헤세로 가는 길> 을 너무 인상깊게 읽은데다 글맛이 좋아서 번역 또한 나쁘지 않을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물론 이번에도 나름 적중해서 어려운 책이지만 책장은 술술 넘어가서 빠른시간에 읽어내긴 했다. 초반은 솔직히 '어? 생각보다 융 어렵지 않네?'라며 얕봤던 거 같다. 예시된 사례의 이야기로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니 이 작가 괜찮네. 융을 이리도 쉽게 설명하다니... 라며 후루룩 넘겼던 거 같은데 중, 후반으로 갈수록 나는 어려워졌다. 그리고 역시 융에 관해 파고 드는 건 쉽지 않다는 걸 다시금 실감했다.
저자는 노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그가 방문해 상담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융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본인 또한 심리학을 처음 접했을때와 대비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노먼은 자신의 아내 낸시를 사랑하지만 여러 여자를 만나 바람을 피운다. 여기서 저자 대릴샤프는 노먼을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지닌 사람으로 정의한다. 아내를 사랑하는 건 맞지만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갈망이 들어있다고 보고있다. 낸시와는 따로 상담을 하지 않치만 노먼이 말하는 낸시에 대해서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불안으로 노먼을 아버지화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노먼에게 다정하고 안정적인 아버지를 기대하는 심리.
그 둘의 방향성은 화목한 가정이라는 것이지만 서로 반대되는 성향과 기대감으로 쉽지 않은 결혼임을 암시한다. 노먼은 자신의 그림자속에서 쉬이 빠져나오지 못하며 희망과 절망을 반복하는 형태를 보이고 그와 상담하는 나는 노먼의 심리상태가 자신과 비슷함을 느끼며 스스로도 응원과 절망을 반복하는 상황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