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특이하게도 결말을 먼저 보여주고 과거형으로 올라가는 형식을 취했다. 톰과 웬디, 이름만 들어도 너무 미국스럽고 흔한 느낌이 드는 주인공들. 하지만 뭔가 아기자기 이쁘게 잘 살거 같은 이름인데도 불구하고 이 둘 부부는 서로가 냉랭하다.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듯한 느낌. 특히 알콜에 찌들어 살며 바람피우는 걸 낙(?)으로 즐기는 대학교수 톰. 언제나 웬디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에서 늘 자신을 경멸하는 듯한 차가운 느낌을 발견한다.
웬디는 예전 시를 잠시 쓰기도 했던 작가이기도 하지만 톰의 느낌대로 자신의 남편을 좋게 봐줄래야 봐줄수가 없다. 언제든 죽이고픈 마음이 드는 사람이기도 하다. 늘 알콜에 쩔어있고 처음 보는 사람과 스스럼없이 친해지고 기억을 깜빡깜빡하는 남편이 불안하기만 하다. 언제 어떤 사고를 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 사고가 그냥 사고가 아닌 안해도 될 말을 해서 자신들의 죄를 퍼트릴 것만 같은 조바심. 그의 입을 막아야 한다.
과연 도대체 이 부부의 비밀은 무엇인가? 어떻길래 두 부부는 서로가 서로를 경멸하듯 하면서도 또한 같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건지...... 과거에 결국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말이다.
결국 거꾸로 길을 따라가다보면 그들이 저지를 일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하지만 웬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이 너무 많구만. 물론 톰도 가장 큰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에 늘 술에 찌들어 제정신으로 살아 갈 수 없는거지만.....
서서히 가정이 깨져가는 모습과 과거 서로가 서로를 못 잊어 하던 모습이 대비되며 결국 그들의 죄의 댓가가 이런 형태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은 모습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