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의 파수꾼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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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쌓인책도 천진데 둘째가 근처 작은 도서관에 놀러갔다가 엄마를 위해 특별히(?) 책을 빌려왔다. 굳이 내가 도서관 찬스까지 필요치는 않치만 역시 구간만 지니고 있는 내가 책을 안 사고 신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도서관이 제일이긴 한데 문제는 도서관 책을 읽다보면 내 책 읽기가 또 등한시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에 되도록이면 일단 집에 있는 책을 읽고자 하는데 그래도 둘째의 정성을 생각해서 게이고옹이니 한번 만나보는 걸로.....

개인적으로 이 아저씨는 분야고 뭐고 깡그리 무시하고 진짜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들이 나오는지 스릴러, 추리, 동화, 힐링소설 등등.. 참 다양하게 쓴다 싶다. 그래서 더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도 드는 반면, 늘 생각거리 주는 사회파 추리소설에 빠져서 이 아저씨를 좋아하게 된 나는 게이고옹의 다른 분야 책은 그리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모두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좋아할때도 나는 그닥 그 책을 좋아하지 않았고.... 딱히 뭐 그리 막 잼나다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이 아저씨한테서는 그런걸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추리소설이 고플뿐.


근데 어라? 이 책도 읽어보니 딱 그런 부률쎄. 나는 녹나무라는 단어가 나오고 파수꾼 나오고해서 뭔가 진짜 기막힌 추리하나 또 썼을래나 했는데 아니었쟎은가 말이다. 물론 힐링 소설이라고 해도 나름의 작은 소소한 추리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런게 아니니까. 그렇다고 또 이 책이 재미없느냐...... 그건 또 아니란 말이지.

그냥 게이고옹에게 기대했던 추리물이 아니라서 그 부분이 아쉽다는 거지. 아마 다른 작가가 썼다면 나름 재밌게 읽었다 라고 쓸 수도 있겠다. 근데 늘 이름에 기대치를 걸다보니 그런 류가 아니니... 아쉽네. 막 이런다.

그러니까 인생 좀 막사는 것 같은 레이토는 억울하게 해고된 전 직장에 몰래 숨어들어서 그곳 물건을 훔쳐 팔려다가 (따지고보면 그 주인도 좀 너무했지만) 잡히고 만다. 결국 철창행. 할머니와 자라 딱히 의지할 곳도 없고 할머니 역시 사랑하는 손자를 빼내자니 어찌하지 못하다가 건너건너 레이토의 이모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이모. 하지만 또 그 이모님이 나름 대단한 분이셨던터라 변호사 선임으로 레이토 철창 탈출~!

대신 조건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녹나무를 관리해주는 파수꾼 일을 해 달라는 것.

파수꾼이지만 그저 그런 파수꾼이 아니다. 그리고 녹나무 또한 그저 그런 녹나무가 아니다. 그곳에다 본인의 이야기를 남기면 후대에 그걸 듣고 이행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뭔가 신비로운 녹나무다. (근데 녹나무가 뭐지? ㅡㅡ^)



암튼, 이래저래 그 곳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씩 풀어가며 녹나무의 파수꾼으로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서먹하기만 했던 이모님과의 사이도 어느정도 이해하기도 하고.....

녹나무라는 신비한 매개를 내세운 나름의 힐링 소설이라고 할까.

생각보다 꽤 두껍기도 해서 게이고옹 책 치고는 꽤 오래 들고 있었다. 어쩌면 추리소설이 아니었기에 더 오래 들고있었는지 모르겠다. 내 기대와는 다른 소설이지만 쏘쏘~하게 읽을 만한 책이었던 걸로..

<녹나무의 여신>도 후속작으로 나와서 그 책도 빌렸는데 못 읽고 반납했네. 아마도 그 책도 결국 읽게 되긴 할거 같다. 어차피 히가시노 게이고니까. 고나마 이제는 이 시리즈가 힐링쪽이라는 걸 알고 읽게되니 더 뭔가 반 포기 상태로 읽으면 더 재미지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역시 게이고옹의 추리소설이 고플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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