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정원
가쿠타 미츠요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식여행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와~ 오랜만에 만난 가쿠다 미츠요는 초창기 내가 그녀를 겁나 싫어하던 시절의 소설을 연상시켰다. 아, 그러고보니 이 책도 초창기 책이긴 하구만..... 역시 그때의 그녀 책을 나는 싫어했던게야. 젠장 젠장.

그냥 초창기 그녀의 책을 읽고 뭐 이런 글을.. 이라며 엄청 싫어했었던 거 같다. 여주의 청승맞음과 말도 안되는 사랑이야기에 짜증이 부글부글.

근데, 이 책도 간만 부글부글.... 가족이야긴데 짜증나서 이건 울 언니에게도 못 주겠다며 다 읽고 분리수거장에 갖다 버렸다. 내가 웬만해선 울 언니한테 책을 주는데 이런 스토리는 짜증나고 싫단 말이지.



전체적인 가족이야기는 좋다 이거야. 나오는 등장 인물들 한명 한명이 화자가 되어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데 서로 오해하며 있는 일들도 있고, 개인의 속마음은 역시 서로 대화하지 않으면 모르는구나..라는 걸 느끼기도 했는데 이건 뭐 개차반 집안인지.

여고 딸은 부모가 모텔서 자신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그 모텔을 가보고 싶어 남친이랑 가보고... (물론 별일은 없었다.) 그러다 엉뚱한 성인남자 만나서 가보고..(젠장 여기서부터 틀어졌어.) 아빠란 작자는 여사친이랑 불륜 관계를 16년이던가?? 이어오고 있었고.. 심지어 딴 여자하고도 불륜.. 근데 그 불륜녀가 자신의 아들 과외 선생이 돼.

이거 뭐냐.-_-;;

외할머니 이야기도 나오고 엄마의 이야기도 나오고..

아 읽는내내 간만 짜증나고 속터져서 책 집어 던질뻔 했네.

내가 아무리 일본소설을 좋아하지만 작가들 불륜소재 이야기 이제 고만 좀 냈으면 좋겠구만... 불륜을 넘어 과외선생으로까지 들어오는건 진짜 뭔 3류 소설에나 나오는 스토리냐고.

전체적으로 불륜을 주로 다룬건 아니긴 한데, 그냥 여고생이 그러고는것도 싫었고, 불륜도 싫었고, 어린시절 상처로 발악하는 엄마도 싫었다. 서로 비밀이 없는 가족관계를 이어가자고 했지만 모두 비밀 투성이인 집안.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있는 집안. 모든걸 오픈한 듯 행복해 보이지만 조금만 비밀의 문을 열면 와르르 무너져 내려 버릴것만 같은 가정의 이야기.

알고 있다. 아무리 가족이라고해도 각자의 비밀이 있고, 사생활이 있다는 거. 그걸 서로 존중해 줘야 어쩌면 평화스러운 가족이 된다는 것도. 하지만 굳이 이런 극단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했었나 싶은게..... (물론 이런 집안도 있겠지. 요새 불륜도 많다하고...) 그냥 뭔가 지친 기분이다. 나는 그녀의 <8일째 매미>라는 책을 읽고 혹 빠져 그녀의 팬이 됐건만 그녀의 초기작들 때문에 괜히 책을 다 사놨나 후회하고 있다. 초반 그녀를 싫어했었던 글들이 나에게 덤벼들어 다시 그녀의 글이 싫어졌다. 으아~ 이래서 책을 막사놓으면 안되는구나.... 라는 후회만 하며 책 갖다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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