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끝나는 곳
온다 리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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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적힌 그래도 "나는 세명의 엄마와 함께 밝아오지 않는 밤을 살아간다." 이 소개말이 이책의 전부를 말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기묘하면서도 묘한 동거랄까.

하지만, 그 의미가 다가 아님을 책을 읽어가며 깨닫게 된다.

사실 온다리쿠 책은 많이 소장(?)은 하고 있지만 실지 그리 많이 읽어보진 못했다. 이제서야 한권한권 클리어 해 가는 과정인데 늘 읽을때마다 분위기가 묘~하다고 해야하나.... 기묘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뭔가 튀어나올거 같은 느낌을 주지만 그렇다고 막 무섭거나 그런건 아니다. 분위기가 아주 묘~한 느낌이다.



이 책은 주인공이 어린시절 유곽에 왜 자신이 들어가게 되었는지..... 왜 그곳에서 그냥저냥 놀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알지 못한채 그곳 사람들과 생활하며 한명 한명 그들을 관찰하고 드나드는 손님과 부딪히면 안되지만 그래도 단골로 자주 찾아오게 되는 사람들과는 어떤 관계성이 트이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그 곳 어느 방에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고, 실지 멀리서 쳐다보기도 했지만 그녀는 이상한 소리를 기괴하게 지르며 귀신처럼 자신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다리가 둥둥 떠있다는 묘사를 아무렇치도 않게하는 온다리쿠.

그리고 자신을 길러준다고해야할지 감시해야한다고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유곽의 주인인 듯한 여자가 또다른 엄마가 되고.... (물론 그녀가 직접적으로 엄마라고 칭하라 한적은 없다.) 어느날 새로 찾아든 여자가 자신에게 글도 가르쳐주고 사색에 이르게 해주며 또다른 엄마가 된다.

그래서 자신에겐 세명의 엄마가 있다.

어린나이지만 드나드는 사람들의 면면에 대한 세세한 관찰이야기와 느낌이 신비롭고 재밌게 느껴진다. 유곽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추한다기보다 사람대 사람으로 쳐다보는 아이는 그런것들이 그저 새롭게 다가온다고나 할까.

특히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자주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그들뒤에 붙어 들어오는 또다른 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결국 귀신을 본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 얘기를 처음 꺼냈을때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해 그뒤로 말을 하진 않는다. 단지 현실성있게 그들을 그림으로 그릴뿐.....



창밖으로 보여지는 어둠속에서 먼 곳을 가리키며 물었을때 자신에게 글을 가르치고 사색을 가르쳐준 엄마는 그곳은 <밤이 끝나는 곳>이라고 했다. 그 의미를 완전히 깨닫기도 전에 혁명이라고 해야할지, 반란이라고 해야할지 단골 군인들의 대피장소가 되며 유곽이 불타 오른다.

그 불타는 광경속에서 어린맘에도 좋아했던 남자의 마지막 춤사위를 본 듯 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죽어가는 세번째 엄마를 본 거 같기도 하다.

후반부에 가서야 이 아이의 정체는 알게되고 왜 그곳에 맡겨졌는지 밝혀지지만 사실 그게 또 진실인지 본인도 알지 못한다. 어린시절 그곳에서 지냈던 기억을 오롯이 안고 있으며 늘 밤이 끝나는 곳을 향해 가는 또다른 내가 있을 뿐이다. 마지막 반전이 뭔가 좀 새롭다고 해야할지.....

특히나 낳아준 엄마의 기괴함은 아이에게 여전히 충격으로 남아있다. 어쩌면 그 유곽이 불타면서 방이 끝나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그 유곽 자체가 밤이 끝나는 곳이 아니었을까? 여전히 밤이 끝나는 곳은 어디였는지 그곳을 찾아 헤매야 하는것인지 그런곳이 있긴 하것인지 주인공은 아직도 헤매고 있는 느낌이 강하지만 개인적으론 유곽이 밤이 끝나는 곳이 아닐까.... 시작점이 아니라.. 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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