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말 그대로 맡겨진 소녀.
자식이 너무 많고 집은 가난한 상황에서 방학동안만이라도 친척집에 맡겨지게 된 소녀.
처음은 너무나 낯설고 아저씨와 아줌마가 불편했지만 자신의 집 어디에서도 받아본 적 없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물질적인 여유까지 소녀는 서서히 두사람과 동화되어 간다.
매일 매일 습관처럼 아저씨가 시키는 우편함에서의 편지를 가장 빠른 시간에 가져오기 연습을 하고 아줌마와 같이 우물에 가서 물을 길러 오고 .... 뭔가 집안이 적막한 듯 하지만 그래도 그 속에 따듯함이 묻어있음을 안다.
뭔가 읽어갈수록 나는 왜 자꾸만 빨강머리 앤이 연상됐을까?
물론 주인공이 끊임없이 재잘거리거나 시끄러운 아이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 그 집안에 속해지면서 짧은 순간이지만 점점 가족화가 되어가고 그 속에서 행복을 깨달아 간다는 사실이다.
처음 분위기는 환영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서 특히나 앤 생각이 많이 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집안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기에 초반엔 어색한 기류를 느끼게 할 수 밖에 없었다.
후반부에 나타난 부부의 가정사는 꽤 마음아픈 일이었고 충격적이었지만 우리 주인공은 그 속에 이해와 사랑을 느낄 뿐이다. 뭔가 그 부분이 너무 좋았던 거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