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이만교 지음 / 민음사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이만교 작가를 <결혼은 미친짓이다> 라는 책을 읽고 오~ 글맛이 너무나 좋은데? 라며 한권 읽고 혹 갔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그 당시 나왔던 책들은 죄다 구입해 놓고 이제껏 묵혀뒀던 거 같다. 아주 이십여년이 다 돼 가네.

한권 읽으면 무조건 전작가즈아~!를 외치며 왜 이렇게 쓸어담기를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품절, 절판된 책들을 수두룩 가지고 있긴 하지만 책은 그냥 그때그때 사서 읽어야한다는 걸 새삼 절실히 느끼는 계기가 돼서 반성모드 중이다. 그래도 간혹은 행복한 발견을 하는게 재밌긴 하다만 이제 책 묵히는 짓을 그만하기 위해서라도 책 구입은 자제해야지 싶다.



작가님이 생각보다 그동안 책을 많이 펴내지는 않으신 모양이다. 그 후로의 책들이 그리 많치는 않다.

일단 전작에 대한 기대치를 가지고 읽기 시작해서인지 이 책도 글 맛이 좋긴한데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뭔가 청소년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주인공이 아이들이라고 해서 꼭 그런의미는 아니다만 너무나 건전한 느낌이 왜 드는거냐. ㅋㅋㅋ

초반 읽을때는 공 하나로도 이렇게 이야기가 된다고? 막 이런 생각하며 큭큭댔다고나 할까.

어린시절의 내가 떠오르기도 하고 공 하나로 아이들의 심리 즉 우리네 인간의 심리를 이리 파고 든다는 자체가 신기하기도 했다. 공을 가진자와 못가진 자, 굴림하는 자와 그런 자의 옆에서 아부를 떠는 자, 중간즈음의 심리를 가진 자, 그깟 공 하나로 유세떤다고 아니꼬와 하는 자.

공 하나로 아이들 사이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오늘은 너와 편이 됐다가 내일은 또다른 너와 편이 됐다가 어느순간은 이편, 저편 아주 무리로 나뉘어지고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 하하하 거리며 웃음이 끊이지 않기도 하고..... 그러면서 공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은 점점 인생을 배워가고 나이를 먹어간다.

그깟 공, 아무것도 아니게 돼 가는 것이다.



중간중간 공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렇게 진지하고 재밌을 수가.... 라고 생각하다가 점점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단순히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닌거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와서 공이 시시해져 버리는 순간이 오니 내가 다 슬퍼진다.

뭔가 모르게 아쉽다고 해야할까. 공에 더이상 휘둘리지 않는 주인공이 한뼘쯤 마음이 자랐다는 것에 기뻐해야 하는데도 왠지 아쉬운 기분이 드는 건 왜 일까.

어른이 된다는 것이 이렇게 서글퍼 지는 건 아니었던거 같은데 확실히 공하나로 해맑아 하던 아이들이 더이상 아니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

등장하는 아이들 모두가 개구쟁이기도 하고 못된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정겨운 아이들이다. 그래서 더 사랑스럽고 재밌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왠지 이 책의 주인공은 그 아이들이 아니었던 기분이다. 한순간도 등장하지 않는 순간이 없었던 공! 그 공이 주인공이었다.

와~ 공 하나로 이런 기막힌 소설이 가능하구나. 새삼 이만교 작가의 글의 힘을 느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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