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
유혜영 지음 / 홍익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에세이를 즐기지 않는 편에 속하면서도 즐기차게 에세이를 사 놓은 나란 인간이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하긴, 그냥 제목에 파닥파닥 낚이고 표지에 파닥파닥 낚이는 인간이다 보니 에세이인 줄 알면서도 혹해서 구입구입 해버리는 병이라 에세이가 쌓인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야겠다.

어릴적에는 에세이를 좋아했던 거 같은데 어느 순간 부터 별 거 아닌 일상을 떠들떠들 하는 것도 싫었고, 별 거 아닌걸 있는 척 꾸미려 글을 쓰는 것도 싫어서 에세이를 멀리 했었는데 또 읽다보면 글 맛 좋은 작가들은 그런 허세들을 걷어버리고 참 맛깔나게 그리고 따듯하게 쓰긴 하더라. 그니까, 뭐 에세이를 다 싫다!! 라고 선언 할 건 아닌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세이 리뷰를 쓰게 되면 난 늘 외칠테다. 나는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데 왜 자꾸 에세이를 읽는 것인가... 라고



와~ 근데 이번 책의 저자는 진심 한적한 스페인의 시골 마을에서 한량인 듯 한량 아닌 한량으로 지내는 듯한 느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업을 삼고 있지만 한적한 시골길에서 만나는 이들과 반가운 인사를 하고 고양이와 강아지를 따듯한 시선으로 쓰다듬어 보듬고, 작은 들풀 하나, 들꽃 한송이에도 즐거움을 찾는 그런 유유낙락함이 엿보이는 그런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정말 우리가 누구나 한번쯤 꿈 꿔 본 삶이 아니던가?

나이들어 시골에 가서 생활하며 소소하게 산책을 하고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에 눈을 돌리고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농촌 생활.

게다가 스페인이다. 워~~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서..... 그녀는 20여년간 살아왔다.

부럽구만....... 이라고 하기엔 사실 우리도 그렇게 살아 갈 수 있음에도 현대의 삶을 버리지 못해 스스로가 선택한 복잡함 속에서 구르는 인생 아니겠는가....



그야말로 정말 지중해의 끝에서 보내는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글에서 느껴져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던 책이다.

책 속에서 전해줘 오는 행복이 같이 전염되는 느낌.

나도 이렇게 살고 싶긴 한데 아마 또 이런 조용함 속에서 살아가라고 하면 노"라고 외칠 것 같은 그런 삶.

(그래, 이미 나는 어릴적 이리 살아 봤어서 이제는 됐다. 나이들어서는 복잡함 속에서 그냥 살아가련다.)

오랜만에 고향 느낌을 받은 것도 같고, 우리나라와 또 다른 정서로 느껴지는 그 느림의 기분은 사람을 참 안정되게 하는 것도 같았다. 게다가 글 맛도 나쁘지 않네. 기대 하지 않았으나 꽤 행복을 맛 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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