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 울기
나카무라 코우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작년인가 재작년 즈음인가 이 작가의 <여름휴가>라는 책을 꽤 잼나게 읽었었다.  그때 읽고 느낌이 좀 달라서 이 작가 책 좀 찾아 읽어보자고 생각은 했었는데 늘 그런건 생각뿐이고 뭔가 연결해서 책 읽기를 못하고 있는 책쌓기 쟁이인지라 놓치고 있었다.  그치만 나의 책쌓기가 간혹 빛을 발하는 경우는 그런 깜빡한 경우를 일깨워주며 마구잡이로 사 들인 책 중에 읽고 싶었던 작가의 책을 뒤늦게 발견하는 재미나고 흥분된 순간이다.  이 책이 그 작가의 책인건 휘 ~ 둘러보다 오마낫~!! 하고 발견한 경우다.  역시 이래서 닥치고 책 구입의 행복을 손에서 놓치 못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냥 막 구입하고 찾아 읽는 맛이 아쭈~ 좋아.

일단 제목부터 "100번 울기" 니까... 대놓고 울리려고 한다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나카무라 코우니까 좀 다르겠지 라는 기대치도 있었다.  역시나 그런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아서 좋았던......

참 어찌보면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잔잔하지만 의미있게 써 내는 느낌이다.

자신의 반려견이 곧 생을 다 해 간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예전을 기억하며 반려견과 추억이 깃든 오토바이를 수리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오토바이 하나 수리하는 과정도 세세하지만 뭔가 잼나다.

근데 또 그 세세함이 지루하지 않다.  나도 같이 그 시선을 따라 가는 느낌.

이게 분명 일본특유의 잔잔함인데 또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오토바이를 수리하며 그녀에게 청혼을 하고 그녀와 함께 하게 되는 소소한 일상들.

그녀와 하는 것들이 작지만 행복해 지는 순간들이다.

그러나 그 행복이 그녀의 아픔으로 서서히 무너져 간다.

그녀가 아파하는 과정과 이별을 준비하는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오랜만에 책 읽으며 울었네.

분명 울리는 책일거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책 읽고 울만한 내 감성이 살아남아 있을까 했더니 아직도 나의 눈물샘이 마르지는 않았구나 싶은 느낌.  그래도 영상속에서만 울어오던 내가 활자화된 이야기로 울진 몰랐지만 눈물이 난다.

그녀의 죽음이 슬프긴 하지만 그녀를 추억하는 그의 모습에서 저절로 눈물이 나온다.  쏟아진다기 보다 한줄기 주루룩 흘러내리는 느낌.



청승스럽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대로 넘어가다 보니 저절로 나오게 되는 그런 눈물.

그렇다고 주인공이 제목처럼 정확하게 100번 울고 그런건 아니니 오해 마시길.....

글의 호흡을 따라가다보니 자연스레 눈물을 닦고 읽게 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역시 이 작가의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내 취향이기구나 싶다.

우리나라에서 절판된 책도 좀 있더구만.. 아쉽네.  이 작가의 책이 한권밖에 집에 있지 않다.  고나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듯.. 

일본 특유의 잔잔한 감성을 건드리는 책인데 나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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