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35
미안 지음 / 고래뱃속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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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내가 한 일이 아니다.

다른 친구가 장난으로.... (물론 모든 큰일은 장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만...)  친구를 밀어 넘어트렸고

그 친구가 크게 다쳤다.

나는 분명히 하지 말자고 했었는데...

근데 그 친구는 "얘가 그랬어." 라는 단순한 거짓말 한마디로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

엄마에게 사실을 말했지만 잘못해놓고 변명한다고 야단 맞았고 친구에게 사과하라고 야단 맞았다.

학교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 할 줄 모른다는 아이로 낙인찍혀 모든 친구들의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나는 진실을 말했을 뿐인데 자신의 잘못을 친구에게 전가하는 나쁜 아이가 돼 버렸고 거짓말쟁이가 돼 버렸다.

그누구도 나의 말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심지어 진짜 장난을 쳐서 친구를 다친게 한 그 아이마져 사실을 말 할 생각은 하지 않을 뿐더러 숨기에 급급했다.  세상이 거짓말을 강요하는 그런 기분...

점점 고립되어 가는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거짓말을 하는 거였다.

"제가 잘못했어요."  내가 하지도 않은 일에 용서를 빌고 거짓말을 했다고 해야했다.

아....... 그 후 이야기?

뭔가 아주 뒷 얘기가 없어서 더 찝찝하고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그런 동화책이었다.

세상이 이런 상황을 강요하고 있기도 하고 모든이들의 눈총과 따돌림을 견디지 못한 아이는 결국 거짓으로 진실을 만들어 내는 이상한, 거꾸로 된 사회에 굴복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동화 읽고 골똘히 생각했네.  고민도 했고.....



늘 동화는 읽고나면 모두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혹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답니다.  요런 글만 읽어오다 현실과 맞닥드린 진실을 읽고 나니 갑자기 머리를 쌔게 한 대 맞은 느낌이다.  그렇치... 현실은 그렇치.. 너무 우리는 동화속, 꿈속 이야기만 동화로 접했나보다.

그렇다고 동화를 또 이렇게 깊게 마주하는 건 너무 아픈데......

그래도..간만에 동화읽고 생각거리가 많아서 여운이 많이 남는다.

누구 한명이라도 아이의 말을 믿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그리고 거짓이 진실을 앞서는 사회는 제발 되지 말길...(이미 되었더라도 바꿔 나갈 수 있길...) 씁쓸하다.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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