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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유채꽃 ㅣ 미네르바의 올빼미 6
정도상 지음, 김종도 그림 / 푸른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자세한 건 모르지만 예전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죽임을 당하는 그런 이야기를 본 듯 하다.
(와, 언제적 여명의 눈동자냐며...) 그후로도 이야기는 들어왔지만 솔직히 깊이 파고 들지 않았던 사건이기도 하다.
뭔가 마음이 아파서 그랬던건지, 사는것에 그냥 저냥 무심하게 살아 왔던 건지....
제주는 그리 놀러가고 싶어 하면서 제주에서 일어난 그런 끔찍한 사건들은 나 몰라라 했던가 보다 나는....
암튼 황실고양이님이랑 교환해서 이 책을 접했는데 아이들 읽을 동화책임에도 내가 오히려 배우는 게 더 많았던 거 같다.
읽으면서도 마음 아프기도 하고....

주인공 아이(또 이름 까먹고 ㅠㅠ)와 부모는 평화로운 제주 생활을 했다. 하지만 세상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제주는 외따로 떨어진 탓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었으나 해방을 맞고 이어진 일들이 갑자기 휘몰아 친다.
아무죄도 없는 마을사람들이 그야말로 초토화로 죽어야했고 잡혀가야했다. 간첩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결국 일제잔재의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고 들어서는 정부는 오히려 일제시대 일반인을 괴롭혔던 앞잡이들을 들러리 삼아 더 가혹하고 심한 일들을 일삼은 셈이다.
왜? 이유로 없이.... 근거도 없이.. 간첩으로 몰렸어야 했던가.
그냥 일반사람들이. 무조건 말한마디 했다는 이유로, 혹은 정부에 반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우리 꼬마 주인공은 그런 아빠가 숨어있는 동굴을 미군의 초코렛 유혹에 못 이겨 말을 하고 만다.
아, 조금만 참지.. 라는 탄식이 부분에서 꽤 나왔었다. 하지만 어쩌리. 아직 학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 아이들인 것을...
학교를 다닌다쳐도 아직은 세상물정 모르고 그저 배고픔에 힘들어 하는 아이들인데다 달콤한 초코렛의 유혹을 견디기란 정말 쉽지 않았을터다. 그저 잠깐의 유혹이 온 가족 몰살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줄 몰랐던 거다.

읽으면 읽을수록 화가 나고 안타까웠다. 죄가 있다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이었고 아이들이지 않았는가. 그저 한 마을을 통째로 날려버리지 않았는가.
마지막 또한 씁쓸하게 마무리가 되는것이 앞으로 남은 이 아이들은 과연 어찌 살아가는 것인지... 하는 안타까움.
아니, 그 아이들은 지금 어찌 살아가고 있는것인지에 대한 궁금함.
지금은 나보다 어른이 되셔서 아직도 그 고통을 기억하고 계실테지만.... 참, 역사가 거꾸로 흐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피 묻은 붉은 유채꽃. 제주 갈때마다 룰루랄라 신나라 하지만 말고 아픈 역사도 기억할 수 있는 나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