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표지만 봐서는, 그리고 소개글만 봐서는 분명 아이들의 신나는 탐정놀이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사라진 아이들" 이라는 문구에서 이미 그런 분위기는 뛰어넘고 도대체 아이들이 어디로?  라며 책을 펼쳤던 듯 하다.

인도를 무대로 하는 소설을 읽은적은 한번도 없었던 거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이 새롭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던 책이었다.

인도의 차별, 혹은 빈부의 격차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었지만 책으로 직접 읽으니 와~ 이건 심각해도 이렇게 심각할 수가 없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 갈곳 없는 아이들을 돌봐주던 사람이 정령이 되고 어쩌고 해서 나는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으로 가려나했더니 실지 주인공은 따로 있었네.  하긴, 소개글에서도 학생이고 탐정이라고 했으니.....

빈민가 즉 허가되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자이와 그의 가족,  그리고 많은 이웃들.

그런데 어느날 자신의 친구가 실종이 됐다.

심지어 그것도 실종된지 5일이나 지나서 알게 됐다는 거다.  헐~

아이의 엄마가 부자집 가정부로 일하면서 그 사람들의 여행에 동행하게 되면서 아이의 부재도 늦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아빠는 분명있지만 술주정뱅이에 제대로 된 생활력도 없는데다 아이들을 때리기까지 하니 말해 뭣하랴.

암튼 그런 연유로 학교에서 사고만 치는 딱히 공부에는 관심없는 자이는 친구인 파리와 파이즈와 함께 친구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물론, 정령이 친구를 데려갔다는 것을 믿기도 하지만 자신이 더 친구를 찾고 싶었달까.

유령시장과 주위를 샅샅히 뒤지는 와중에 아이들은 또 사라지고...

그런 큰 틀의 이야기가 이어지긴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인도의 실상을 낱낱히 파헤치는 그런 이야기 인 듯한 느낌이다.

온 동네가 툭하면 스모그로 둘러싸이고 그 스모그로 인해 아이들은 천식을 앓고.....  아이가 실종이 됐는데도 경찰들은 집을 밀어버리겠다는 협박이나 하고... 그도 아니면 뇌물 받을 기회만 노린다.  와~이건 뭐.

헬조선 헬조선 했지만... 이 책 읽으면서 얼마나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인지 다시 인지했다는 거.

게다가 어마어마한 빈부의 격차.  그리고 비위생적인 하지만 그마져도 없어서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사람들.

공중화장실의 이야기부터 쓰레기를 주워먹는 이야기까지 인도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분명 이 책은 사라진 아이들을 찾는 이야기건만 내 눈은 그런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버렸다.

저자가 인도에서 살았다고 하니 이 리얼함은 충격 그자체라고 해야할까.

솔직히 말하면 좀 재미난 추리나, 혹은 스릴러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불편했던 마음이 가시지 않는 소설을 읽는 느낌.  물론 가난하다고 해서 자이가 어둡거나 그렇친 않다.  오히려 밝아서 좋았고 그래서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더 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재미와는 먼 이야기지만 한번쯤 읽어보고 깊이있게 다가갈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솔직히 진도빼는데도 쪼끔 힘들긴 했다.  어쩌면 나는 이런 이야기를 읽고 그 분위기를 감당하는게 심적으로 버거웠던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