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랑이 이생을 엿봤다니까 - <금오신화> 단단히 읽기 친구와 함께 읽는 고전 6
이양호 지음, 이진우 그림, 김시습 원작 / 평사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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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만 보고 호기심이 동했던 책이다.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최랑이랑 이생이 어떤 인물들이기에 이런 재미난 제목이 나왔나 했었더니...

아, 김시습의 <금오신화> 이야기 였다.

그러고보니 <금오신화>를 사 놨는데 책이 어딨더라? ㅡㅡ^

한번 읽어봐야지 했던 김시습 책이건만.. 암튼 요렇게 일정부분 발췌한 부분을 먼저 읽게 됐다.

이생이라는 아직은 남의 눈치에 더 급급하고 자신의 안위를 먼저 걱정하는 남자에게 최랑은 당당하게 사랑을 고백한다.

심지어 이생은 담장까지 넘어왔으면서도 둘의 일이 들킬까봐 전전긍긍

그에비해 최랑은 걱정말라고 한다.  부모에게 들통난다면 그 책임은 전부 자신이 떠 안을 것이라며..

뭐지? 남녀가 왠지 바뀐 기분.

조선시대에 정말 이런 일이 있었던가?

이 책은 <금오신화> 일부를 발췌해서 이야기하는데 도중에 아이들과 야옹쌤이 이 책의 주요부분에 대해 토론도 하고 대화도 나누는 그런 책인데 생각보다 토론이나 심도깊다는 거.


그리고 뭣보다 조선시대가 우리가 너무 편협되게 남녀간의 모습을 이제껏 바라봐 왔다는 것에 있다.

물론 일반적으로 꽤 산다는 양반들은 일부다처제처럼 첩이 있었고, 집안의 아녀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큰 소리를 낼 수 없던 그런 시절이 드라마도 그렇고 그외 역사이야기에서도 많이 나오니 그런 시선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의외로 조선시대에 남편을 꾸짖고 가르친 부인들이 많았었다.  심지어 그런 아내를 자랑스러워하며 글을 남긴 남편들 역시 많았다는 거다.

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기분이다.  워낙 여자들이 억압된 생활을 했었다는 것만 알아서 요즘에 와서야 우리나라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거겠지 했었는데 생각보다 그런게 아니었다.  유교를 따르면서 여자는 아버지를 따르고, 남편을 따르고, 아들을 따르고 어쩌고.. 막 했었던 것 같은데 의외의 면이 가득한 이야기였다.


특히나 최랑이라는 캐릭터는 그런 여성의 모습을 꽤 극대화 해서 보여주는 그런 기분.

김시습이 그리고자 했던 세상이 그러했다고 상상 할 수도 있겠지만 실지 부인들의 말을 듣고 그에 가르침을 받았던 남편들이 많았다는 부록을 보면서 단순히 지어낸 이야기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암튼, 최랑과 이생의 색다른 이야기를 읽다보니 <금오신화>에 급 관심이 생겼다.

조만간 책방을 털어서 <금오신화>를 찾아내 읽어봐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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