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패키지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11월
평점 :
정해연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났다. 일단 그녀의 책을 읽기위해 미리 구해둔 책은 있는데 헌책으로 묵혀두고 있다가(?) 이 책을 어찌하다보니 먼저 읽게 됐다.
사실 이 책은 제목보다는 한줄의 소개가 궁금증을 일으켜서 호기심 팍팍 생겼던 책이다.
우리 신랑 말에 의하면 피철철 목댕강을 너무 좋아한다고 그러더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냥 <스릴러>를 좋아할 뿐이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게 뭐 또 그게 아닌가 싶다.
오늘 리뷰를 몇편 썼는데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가 한권 있었는데 이 책도 이야기 속의 중요한 부분이 아동학대가 들어있다. 아, 왜이러나.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은 현실이 더하니 그냥 이런 이야기는 마음이 아프다.
심지어 한 줄 소개도 아이가 살해되어 트렁크에 들어있는 그런 내용이었으니......
그냥 나는 뭔가 범인을 쫓는 그런 이야기이련가 했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런 긴장감..그런거.
일단 이야기는 패키지 여행으로 시작된다.
저가의 패키지 여행. 서울에서 출발해 여러 곳을 거치고 부산에서 대마도를 거치는 패키지 여행.
저렴하기에 중간중간 들려야 하는 선물가게들도 많은 그런 패키지.
그러고 보면 우리 어머님도 관광버스를 타고 갔다오시면 된장이나 맛없는 과자같은 그런 선물을 꼭 사오신다. 그런것도 이 패키지와 비슷한 거려나?
암튼 그 패키지에 일일이 많은 사람들을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분명 특이한 동행이 있긴 했다.
아버지와 아들. 부자가 여행가는게 뭐 특별할까마는 아버지의 눈빛은 한번 보면 잊을 수 없을만큼 살벌했고, 아이는 심드렁한 표정의 여행에 대한 기대치는 조금도 없는 그런 상황. 누군가 호기심에 말을 붙여도 더이상 대답하기를 거부하는 몸짓.
그런 그들과 신혼여행을 없는 돈에 패키지로 떠나는 사람, 살 날 얼마 안 남았다는 소리에 혼자 여행을 떠나는 중년의 아줌마등등.... 20여명이 관광버스를 타고 떠난다.
그리고 사건은 근목휴게소에서 일어난다. 20여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아빠와 아들을 두고 다른 도착점에 가서 우연히 트렁크를 열다 발견한 아들의 사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아.. 정말..ㅠㅠ
그리고 범인은 누가 뭐라기도 전에 뻔할 뻔 아빠.
그렇게 범인을 쫓게 되는 박상하 형사와 하나씩 밝혀지는 범인의 이야기.
물론 범인인 아버지는 절대 입을 열지 않는다. 어떻게 된 사건인지,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그 모든것은 주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벗겨진다.
그리고 또다른 인물. 아이의 엄마.
과연 도대체 그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인가?
정녕 사연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를.. 피어보지 못한 아이는 어쩌란 말인가.
아빠도, 엄마도 심지어 할머니도 그리고 어쩌면 이 사회도 그 아이를 우리는 등한시 한게 아닐까.
조금만 눈을 돌렸다면 발견할 수 있었을 장기학대의 상처들. 전혀 이해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뒷부분에 꽤 반전이 있어서 무슨 사연인가? 호기심이 엄청 이는데 문제는 범인이 딱 밝혀진 사건이라 어찌보면 수사기법이나 범인을 쫓는 그런부분이 그다지 없어서 난 그게 좀 아쉬웠다.
형사가 수사를 한다기보다 그냥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느낌. 뭔가 범인을 쫓아가는 맛이 아니라 사연속에 숨겨진 반전을 찾아가는 거라 나는 그부분이 좀 아쉬웠네.
수사다운 수사가 솔직히 없다고 봐야 할 그런 이야기다. 물론 저자가 하고픈 이야기도 수사에 집중된 건 아니다. 누가 그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는가 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가는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나는 좀 더 수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기대했던터라 아숩아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