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눈의 여자
박해로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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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로 작가님의 책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속신앙관련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입소문도 있었고, 전작 <신을 받들라>도 꽤 재밌게 읽어서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컸다.

전작에서 작가님이 보여주신 필력과 어마무시한 두려움을 안긴건 아니지만 오히려 나는 그런 부분이 좋아서 겁나는 걸 엄청 무서워 하는 사람임에도 작가님의 책을 재밌게 펼칠 수 있을 듯 해서 신작 나온다는 말에 유후~ 했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의 제목 또한 <올빼미 눈의 여자>라는 호기심 팡팡 안기는 그런 제목인지라 이건 안 읽어도 대박 일거라는 예상도 했었다.


그런데 헐.. 읽어갈 수록 뭐지? 왜 중반까지 하나도 무섭지가 않치?  뭔지 모를 끈적끈적거리며 스물스물 거리면서 등뒤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볼 것만 같은 두려움을 기대 했었는데 그런건 언제나오는 건가? 설마 없는건가? 설마 이대로?

가독성이 좋아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중반까지 휙휙이다.  뭔가 나올듯 나오지 않는 기분.

섭주라는 시골에서 뭔가 툭하고 큰 사건들이 일어날 것 같은데 그게 간당간당하게 사람 심장을 간질간질한다.

그러면서도 큰 것이 툭~하고 나오질 않으니 미치고 환장할 밖에.



그리고 얘기는 점점 정점으로 치닫고.. 으아아악.. 나오긴 했다.  뭔가가 툭~!! 그게 뭔지는 일단 비밀..ㅠ.ㅠ;;

그런데 말이다.  올빼미 눈의 여자에 대한 무당이야기 인 건 알겠는데 왜 뭔가 큰 게 없는 거지?

자꾸만 똥꼬를 간지럽히는 치질에 하혈까지.... 아.. 이거 무서운 이야긴데 그 무서운게 내가 알던 그 무서운게 아니고 똥꼬에서 피나오는 그 무서운 걸 이야기 하나 보다. ㅠㅠ

그렇치.  치질은 무섭고 아프고 두렵지.  화장실 가기 두렵긴 하지.

그래서 한기성은 늘 두려움에 떨었던 거구나.  화장실가기 두려워서..ㅠㅠ


그러니까 한기성이라는 민원을 상대해야 하는 공무원은 그 고통이 너무나 싫다.  어이없는 민원인을 상대하다보니 짜증도 나고 얼른 다른 부서로 발령만 나길 기다린다.  그래서 교육받고 다른부서로 보내달라고 징징~ 결국 섭주라는 교육장에서 장준오라는 동기를 만나는데... 어? 이상해.  장준오랑 한잔하고부터 필름이 끊기고 안그래도 아프던 똥꼬에서 피가 엄청나게 나와.

그리고 또 그곳에서 우연인 듯 어떤 듯 대학때 퀸카였다가 다단계 판매로 도망다니는 연진을 만나네? 오호~

근데 이상하게 또 막.. 그 연진엄마라는 사람이 자꾸 기성에게 들이대.  정작 기성은 그 연진 생각만 나고 심지어 피리소리 들리면 그 여자의 알몸 환각에 빠져..오호~~~ 그래 딱 여기까지..



그래 분명 이야기가 허접한 건 아닌데 갈수록 산으로 간다.  그리고 뭔가 이 어정쩡한 마무리는? 심지어 올빼미 눈의 여자 정체를 알아가게 되는 과정에서 한사람 한사람 그 큰 음모에 가담하는 이야기는 헛웃음만 나온다.  어쩌나..

특히나 후반부는 작가님이 마감이 급하셨는지 급 필력이 퇴보 하는 느낌....  억지로 이야기를 끼워 맞춰가는 거 같아서 더 그랬다.  결국 이 부분에서 방점을 찍었다.  "석.가.모.니.였.다."

아.. 작가님... 그래도 저는 믿었는데 말이죠..ㅠㅠㅠㅠㅠㅠ

이번엔 너무 많은 이야기와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신 듯 합니다.

그래도 작가님의 글에 대한 기대감은 컸는데 말입니다.  다음 작품은 이번 작품보다 훠얼씬 멋지길 바라며 기대하겠습니다.

이미 정들어서 작가님의 다음작에 대한 애정도는 여전하겠지만

크.......  치질은 빨리 치료합시다.  기성처럼 어마어마한 하혈은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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