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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평점 :
20대 초반 딘.쿤츠의 글을 처음 만났었고, 나는 어쩐지 그때쯤 읽은 그의 책은 잘 적응이 안됐다. 좀비가 나오고 뭔가 SF적인 느낌? 실제 일어날 거 같지 않은 이야기들이 도사리고 있어서 그런 류를 싫어하기도 했거니와 뭔가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글이라는 느낌을 왜 그때 느꼈는 지 모르겠지만 나하고는 안 맞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언제쯤이었을까? 잡식성이긴 하지만 최근엔 추리 스릴러, 이런 쪽으로 관심을 많이 가지다 보니 그의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되었고, 어쩌면 그때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느꼈던 일들이 뭔가 지금은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니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던 듯 그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하긴, 생각해 보면 작가의 글빨 내공이 대단했던 건 기억하니까. 그만큼 책을 읽는데 흡입력은 좋았던 거다.
그래서, 그가 40여년전에 지금의 코로나 형국을 예상했던 듯한 책이 다시 나온다는 소리에 오오~ 역시 .. 라는 뭔가 기대감이 있었달까? 꼭 읽어보고 뭔가 그의 팬이 될 듯한 기분이 들 긴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글빨은 역시~
40여년전의 글이라는 데도 전혀 어색한 느낌이 없고, 미래를 앞서 간 듯한 이 느낌은 뭐지?
물론, 책을 읽어가다보면 초반은 좀 사알짝~ 지루하다고 해야할지... 진도가 생각만큼 나가진 않았다. 뭔가 좀 으스스~하게 분위기를 몰아가는 부분도 있었고, 너무 여주인공의 이야기가 깊이 파고 들어서 이야기 전개가 더디다는 느낌이 들어서 책장이 쉬이~ 넘어가지는 않았더랬다. 그래도 흥미진진하긴 했지만.....
도대체 자신의 죽은 아이 방에서 일어나는 이 기이한 현상과 혼자 막 움직이는 모든것들은 뭐냐고.... 초 자연적인 일들이 일어나니 이건 결국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귀....신?
순간순간 으스스스~해지는데 아마도 밤 12시 모두 잠든 밤 혼자 읽었다면 나는 쫌 후덜덜 했을지도...ㅋㅋ
모두들 죽었다고 생각하는 아들을 엄마만 아니라고 한다면 다들 미쳤다고, 역시 자식을 잃더니 정신줄마져 놓아버렸다고 할 테지만 그래도 엄마라는 직감이 통한걸까? 어찌어찌 한 남자를 만나고 그와 함께 아이를 찾아 향해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긴 한데, 뭐랄까... 너무 쉽다고나 할까? 분명 이야기속의 주인공들이 역경을 뚫고 나아가는 듯 하지만, 그래도 뭔가 허술한 듯 너무 쉽다. 남자친구가 아무리 특수요원 출신이긴 하다지만서도.....
그런면에서 딘.쿤츠의 디테일이 이때는 좀 덜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지어낸 듯 진실인 듯 한 우한연구소 이야기에서 핵 소오름~~
이 책에 진실로 그런 이야기가 있단 말인가? 완전 헉이다.
지금의 음모론과 아주 딱 맞아떨어지는 그런 이야기가 박사의 입에서 술술 흘러나오니, 이건 진짜 딘.쿤츠가 지금의 상황을 완전 애견했다는게 거기서 들어맞네. 솔직히 중후반까지 이게 뭐, 대체 뭘 애견했다는 거야? 이랬는데 거의 끝부분에서 그런 실험들이 자행되고 있고, 그런 연구소가 있고, 블라블라~ 암튼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아하~ 하는 느낌.
진짜 딘.쿤츠.. 지금의 현실과 다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아는 듯한 이 기분.
엄마가 아들이 살아있다는 확신으로 찾아 가는 길도 그랬지만, 아들을 찾고 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약간 아쉬운 기분.
마지막이 좀 제대로 안 된 듯 한 이기분은 뭘까나? 어쩌면 후속작이 나올듯한 그런 기분으로 쓴건가? 마치 아들이 새로운 뭔가가 될 듯한 그런 기분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론 마지막이 허무하고 쉬워서 아쉽고나.
이 책 역시도 과학적으론 설명할 수 없는 색다른 이야기가 공존해서 아마 내가 20대에 이 책을 봤다면 여전히 그는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했을 거 같다. 하지만, 아니다. 내가 나이들어 그의 글에 대한 새로움에 눈을 뜬건지, 아니면 이제서야 알아본 건지, 아니면 내가 그런 장르를 좋아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글이 재밌고 좋구만.
딘.쿤츠 책 이제 한권 한권 야금야금 찾아 읽어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