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미식가

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그러니까 내가 에세이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는 글은 종종 올렸었던 거 같긴 하지만, 결국 에세이도 공감이 어느정도 되느냐와 그 작가의 글맛이 어느정도인가에 따라 나는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도, 혹은 싫어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요즘은 어째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자.계나 에세이를 손에 자주 들긴 하는데, 읽어가다보면 정말 말그대로 니맛도 내맛도 아닌 글들이 제법 보인다.  속도감에 읽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책들은 괜히 손에 들었다 싶기도 하고,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이건만 오히려 더디 읽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요즘은 힐링, 치유 관련 글들이 많다보니 그런 느낌의 글들이 넘쳐나고 나 역시 또 그런 부분으로 힐링 받고자 하며 책을 들었는데 힐링은 커녕, 열만 더 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는데 그래도 이번 책은 나름 힐링과 공감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책이어서 좋았다.

책 제목에서 '아, 맛있는 것들의 이야기 구나.' 했었더니, 처음부터 저자가 밝힌다.  이건 음식관련 책이 아니라고...

어라? 제목에 속았군 싶었지만 이렇게 드러내놓고 말하는 저자의 글이 웃기기도 하고 그럼 도대체 왜 이런 제목을 붙였고, 어떤 글맛이려나 싶어서 회사에서 점심시간에만 짬을 내 며칠동안 읽었다.  집에서 마음먹자면 하루도 채 되지 않을 것 같았지만 회사에서 틈틈히 하는 독서는 또 나름의 감질맛과 재미를 선사한다.  이 책에 딱 그에 어울리는 책이기도 했다.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  주변을 바라본 이야기.  혹은 다른이의 감정이입으로 쓰여진 이야기.

어쩌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를 써 놨는데, 아... 나랑 감성이 비슷한가 싶은 느낌이 든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을 적은 경우도 있지만 그런것보다는 우선적인 공감이 나는 먼저 눈에 들어오고 감정으로 전달되니 좋다.  비슷한 나이대라 그런건가?  하긴, 나이와 상관없이 작가의 글맛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방송작가라고 하더니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꽤 많다.  사랑에 목마르기도, 넘치기도, 이별하기도.... 하지만, 그 숱한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이렇게 이야기 되어지니 나쁘지 않네.  그렇다고 이 책이 사랑이야기로만 쓰였다는 건 아니다.  그냥 그녀의 이야기 일 수도 있는 일상과, 그의 이야기 일 수도 있는 일상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져 간다.

공고롭게도 작가가 윤시윤이다.  한창 예능에 나올때 동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처음엔 이름이 같아서 동구인가 했었다.  방송작가라는 프로필 보고 아하, 했지만 원래 좋아하던 이미지의 배우니 같은 이름만으로 또 정감간다.

이미 50%는 먹고 들어갔다는 걸 수 도 있고, 그만큼의 기대치가 있었을 수도 있고.......

암튼, 개인적으론 괜찮게 읽은 에세이라 기분이 좋다.  이해 못할 궁시렁이 가득한 에세이만 최근에 보다가 이렇게 또 와닿는 에세이를 만나니 그저 반가울 뿐.  결국 나는 에세이도 좋아는 거였다.  작가의 필력이 문제였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