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자들 -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
크리스토퍼 클라크 지음, 이재만 옮김 / 책과함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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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을 찾아 읽으려면 늘 큰 용기가 필요해 진다.  하지만, 그래도 늘 알고자 하는 욕구는 충만해서 어렵지만 찾아읽게 되는 게 인문책이기도 하다.  처음 <몽유병자들>이라는 책을 접했을때는 일단 그 두께의 어마어마함에 압도돼서 이걸 과연 읽어갈 수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보기로 해서 다른 책 다 제쳐두고 책을 펼쳤는데 아, 정녕 까만것은 글씨요, 흰것은 종이로다 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지명이나 이름에서 꽤 큰 혼돈을 겪어야 했다.  웬만해선 검색하며 책 읽는거 잘 안하는데 이 책 읽으면서는 유럽국가들 검색을 해 보기도 하고, 책 속에 언급되는 사람들에 대해 찾아 보기도 했었다.  그러면서 정말 왜 세계 제 1차 대전이 일어나야 했는지, 과연 누가 시작한 것인지, 원인을 찾는것에 집중하고자 꽤 노력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던 이 책의 두께를 보면 알다시피 뭔가 입력하면 딱 하고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닌 처음부터 어떻게 유럽에서 조금씩 조금씩 불씨가 일어나고 있었는지 그 시작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무르익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촘촘하게 엮어가다보니 읽어가는데 꽤 큰 인내력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하긴, 정확하게 뭘 딱 꼬집어 원인과 결과를 찾아 내려고 한 내가 참 단순한 답을 찾아내려는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세르비아에서 서서히 피어오르는 자그마한 연기.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그 유럽에서의 이상한 기운.

솔직히 우리나라는 다른나라와 국경을 맞닿아 있는 경우가 없어서 유럽처럼 기차로 이나라 저나라를 금방 갔다오고 할 수 있는 그런 문화권이 부럽긴 한데, 오늘날 코로나가 그런 연유로 유럽에 한꺼번에 큰 영향을 주는 걸 보면서는 그게 딱히 좋은것만도 아니구나 싶은 생각도 번외로 하게 되면서, 일단 유럽에서 불기시작한 제국주의 바람.

아니 어쩌면 영국에서 식민지 바람으로 이곳저곳 켜 놓은 불들이 정점을 치달아 가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식민지 바람이 모든 원인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 내면에 깔려있는 바람이 꽤 짙다.


책 중반까지만해도 그런 바람을 아련히 느끼긴 했지만 결국 정확한 뭔가를 끄집어 낼 순 없었다.  각국 열강들간의 속마음이 다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다르고, 서로가 해석하는 바가 다르니 이 모든것이 합쳐져 결국은 이런 어마어마한 사태로 비롯되고 말았지만 그런것들이 끓어오르며 폭발하는 시점은 결국 오스트리아 왕세자 부부가 세르비아에서 주도한 사건으로 암살되면서 터질것이 터지듯 봇물처럼 일어난다.  앞부분의 많은 부분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면 이 암살사건을 읽으면서 촉발된 급박한 상황들이 뭔가 정리가 되면서 이해가 깊어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이해되는 기분.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의 외교상태는 꽤나 나쁜 상황이었는데도 부부의 가두행진은 어째서 이루어 졌을까?

책속에서 세르비아가 오스트리아에 느끼는 반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어느정도인지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들의 관계를 검색해보고서야 어떤이의 답으로 아하~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싫어하는 그런 기분(?).


결국 암살사건으로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하고 그 주변국들은 자신의 나라에 어느것이 이익인지 득실을 따져 연합국과 독일, 오스트리아로 시작된 세계 1차 대전.  특히나 나라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어쩌면 어이없는 결정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그런 전쟁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는 식민지화에 대한 열강으로 지금은 경제보복으로 결국 세계는 여전히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직까지도 정확한 그들의 속내를 간파하지 못한 단지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꺼라는 희한한 꿈만 꾼 <몽유병자들>의 겉으로 드러난 야심을 간접적으로 알아낸걸로 이 책을 마무리 해야할 듯 하다.  좀 더 공부한 후에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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