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
정경미 지음 / 다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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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멋모르고 키웠고, 오히려 내가 뭣모르니 어머님이 대부분 다 키워주셔서 그냥저냥 육아가 힘들긴해도 직장생활과 병행해도 그리 뭐 크게 힘들다는 느낌도 없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그러다, 뒤늦게 둘째를 낳고, 분가를 하게되고, 본격적으로 꼬꼬마씨는 내가 근무시간외엔 키우다 보니 육아에 대한 고충이 배가 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뭔가 애가 그리 자주 아프지 않았다면, 입원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면 또 어쩌면 그럭저럭 힘들어도 넘어갈 수 있었으리라.  그런데, 이 꼬꼬마녀석이 시시때때로 감기와 유행이라는 병은 다하고 자라는 통에 입, 퇴원을 반복하는 동안은 참 힘들고 애 낳고도 안오던 육아스트레스에 육아우울증 비스무리한 것도 왔었다.  그래도 좀 자랐다고 이제는 엄마랑 말싸움도 하고 건강도 좋아지고 운동까지 하니 좀 숨통이 트인다고 할까.  얼마전 회사 동생한테 아이 입원자주 할때 고통을 얘기했더니 그때 언니의 얼굴은 정말 말도아니었다고 한다.  나는 못 느꼈었는데 회사에서도 내 얼굴은 육아스트레스로 장난이 아니었었나보다.  나는 결국 얼굴에 모든게 다 드러나는 성격이었구만...... 하긴, 그게 아니더라도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인한 짜증이 묻어났을 터다.



지금도 육아는 현재진행형이고, 단지 아이가 커감에 따라 이제는 학교에서의 문제까지 신경써지는 터인지라 육아는 결국 아이가 성인이 될때까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걱정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같이 방법을 찾아가고, 나 역시 배워가는 과정이겠지만 그래도 예전만큼은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다 내려놓은 건 아니지만 조금은 비워나가는 느낌.

하지만,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또 그러지 못함에 비교를 하게되고 엄마로서 모자르구나를 절실히 느끼는 계기가 돼서 육아서를 읽을때마다 좌절 혹은 배움의 구렁텅이를 왔다갔다 한다.

저자가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고 아이와 대화하는 기법은 배우려고 노력해서 나도 요즘은 아이에게 부정적인 단어로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직전까지도 알고는 있었지만 실천이 안되는게 말하기였다.  나쁜말 하면 안되지만 정말 집안꼴 뒤집어 놓은거 보면 둘에게 소리 버럭버럭 지르고, 아이와 협상을 하고 앉아있는 나를 발견하고, 결국 안되면 협박 아닌 협박을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해서 그런 부분을 마음한켠에선 반성하고 있으면서 쉽지 않은 문제였는데 저자의 글을 읽으며 한숨 한번 돌리고 화가 나더라도 공감해주기 위해 그리고 부정적 단어를 쓰지 않기위해 노력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에서 꽤 많은 도움을 얻었다.  물론 순간순간 욱~하는 건 나도 인간인지라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게다가 얼마전 아이가 우리 부부가 쓰는 단어를 함부로 쓰는걸 보며 아이고, 역시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구나를 다시금 깨달으며 스스로 반성도 했다. 



사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큰애는 여자아이라고 과할정도로 어머님이 과잉보호하시고 나역시도 조심스레 키우긴 했는데 그게 또 그럴필요까진 아닌듯하다.  과보호는 결국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독립시키지 못하고 부모에게 예속시키는 뭐 그런거라는 걸 실제적으로 느끼다보니 아, 아이가 다치지 않기위해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소한 상처는 아이에게 깨달음의 기회 역시 주는구나라는 걸 느껴 웬만하면 아이가 하고자 하는 건 도전하라고 독려하기 시작했다.  좀 늦은감이 없진 않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돼 다행이라고 할까.  둘째는 큰 가위질하는 걸 예전같으면 "다칠라" 하며 냉큼 내가 다 해줬을껄 이제는 가위를 주면서 손조심하라는 주의 한번 주고 쓰는 동안 지켜보기만 한다.  능숙해지면 이제 내가 다 해주지 않아도 되겠지.

그러고보면 나는 왜 내가 다 해줘야 한다고 느꼈을까나.  그래서 내가 더 피곤했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러면서 또 저자가 해준 아이와의 놀이나 책 읽어주기를 못하는 나자신에 대해 좀 스스로 책망하기도 하고.......

신랑에게 육아의 도움을 직접적으로 청했을때는 정말 정말 미치도록 힘들때긴 하다.  부탁하면 신랑은 들어주지만 실천적으로 움직이진 않는다.  초반엔 그것때문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포기하고 살았는데 이 책읽으며 다시금 부탁해볼까 싶다.  물론, 책속 주인공처럼 그게 잘 안되니 문제긴 하지만......  이래저래 육아에 대해 부부간 대화는 하지만 실천되지 않는게 문제다.  거실을 서재화 하는 것도 늘 대화로만 맴돌뿐 실천하지 않는다.  과감하게 내가 TV를 다 버려야 하나 고민하지만 결국 신랑이 TV를 보지 않으면 폰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보니..이래저래 뭔가 둘이 손발이 맞지 않으면 결국 말로만 맴돌뿐이다.

고나마 다행인건 큰 애가 조금 책을 보기 시작했다는 거 정도.  고나마도 내가 TV를 요즘 거의 안 보는 데다 책만 주구장창 파고 있으니 따라오는 듯도 하다.  책 읽어보니 나는 여전히 엄마로서 퇴근을 못하는 구나를 스스로 느꼈다.  신랑이 주말에 늘 같이 하길 원하고 엄마인 나는 내 시간을 전혀 갖지 못하니 거기에 어느정도 길들여진 나는 신랑에게 오롯이 아이들을 맘편히 맡기지 못하는 성격이 돼 버렸다.  이제라도 조금씩이라도 신랑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내 시간을 좀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좀 더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커 가는 요 몇년간 딱 한번 나만의 혼자 모임에 나갔다는 건 나에게도 내려놓음이나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압박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성격적으로 그런거라 금방 딱 고쳐지진 않겠지만 책을 읽어보니 조금씩이나마 시간을 늘려서 나도 엄마 퇴근이라는 걸 좀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 육아는 정말... 끝이없고, 정답이 없다는 걸 다시금 새삼 느낀다.  그래도 좋은건 취하고 나나 우리 가족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나가면 되니 그걸로 또 하나 배워 나가는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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