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오구니 시로 지음, 김윤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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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됐을때만 해도 책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서(사실 책정보를 읽기 싫어하지만) 요즘 흔한말로 일본 힐링소설인 줄 알고 냅다 구입해 뒀었다.  그런데, 몇개월 전 TV 서프라이즈에서 이 책 이야기를 해주는 거다.  일본방송사 PD가 기획한 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일본전역에 큰 화제가 됐고 심지어 세계 전역으로 그리고 알고봤더니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이 일을 계기로 방송을 했었던 거 같다.  그러니까 이 책은 소설책이 아니라 그 기획이 나오기까지의 이야기가 엮어져 있는 책인거다.

솔직히 조금은 실망했다.  나는 소설이 읽고 싶었으므로.... 암튼, 그래도 일단 TV에서 내용을 알려 준 덕분에 소설이 아닌걸 알고 손에 들긴 했는데 그래도 그 실망감은 어쩔 수 없네.



이 책의 주제는 한마디로 "치매"

우연한 계기에 접한 치매 어르신들에게 요리를 주문했는데 다른 요리가 나와서 아하~ 하는 아이디어가 떠 올랐고 혼자 고민만 하다가 어느날 이런 획기적인 의도를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는 저자의 이야기.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었으며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엮었다.

그니까 3일동안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을 운영했는데 그야말로 열풍.

만두를 시켰는데 스테이크가 나오는 상황.  음료수를 두번 주는 경우도 허다하고 요리하다 말고 피곤하다가 그냥 휴게실로 쉬러 가버리시는 치매 어르신들.  혹은 그 반대로 자신이 쉬었는지 안 쉬었는지를 몰라 계속 요리 주문을 받는 분들.

치매라는 게 늘 남들에게 해를 끼치고(?) 힘들게만 한다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치매가 남일만은 아니다.  우리 엄마도 돌아가시기 몇년전 쯤엔 치매로 고생하셔서 내가 가도 못 알아보시는 경우가 허다했고, 돌아가시기 한달쯤 전에 갑자기 정신이 말짱해지셔서는 그래도 마지막 기억은 좋게 안고 가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 참, 치매라는 게 얼마나 돌보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본인에게 힘든일인지 겪어 봤어서 이 책의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젊은 치매 환자들이 고통스러울 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게 이 책의 치매 환자들은 이 기획으로 자신들이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모습들이 보이고 그분들을 대하는 손님들도 환자임을 감안하며 오히려 주문이 틀리지 않고 나오면 실망할 정도였다.  만두 주문하고 스테이크 나오면 와~ 막 기뻐하고..... 암튼, 기획자체도 새롭고 치매 어르신들에 대한 이야기에 나름 감동하기도 하고......  더군다나 나이들어감에 대한 고민도 좀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긴 했다.  어차피 너나나나 모든 이들이 다 늙어가는 것을...  세월의 무상함과 나역시 치매가 걸리지 않기만을 바라는 간절함..등등을 느낀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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