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씨 - 최명란 동시집
최명란 지음, 김동수 그림 / 창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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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찌보면 동시라는 게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거라서 아이들 눈으로 세상을 보고 지은 동시를 보면 어쩜 어쩜 하는 감탄사를 내 뿜을 때가 많다.  나도 분명 어린시절이 있었건만 지금은 왜 그런 시선으로 세상이 보여지지 않는 건지 의문이지만(이제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가서?) 아이들의 시선은 늘 감탄을 자아낸다.  그래서, 동시는 자고로 아이들이 쓴 동시가 최고.  아무리 어른들이 아이의 시선으로 동시를 쓴다고해도 그 순수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따라가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게 내 뇌리에 어느새 콕 박혀 있었다.  그런데, 와... 이 동시집 읽고 생각을 바꿨다.  어른들도 아이의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정말 이런 순수한 동시집이 나올 수 있구나.  라는 생각과 감탄.



워낙 많은 동시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정말 아이다운 생각의 향연이다.

읽을수록 다시금 아이시절로 돌아간 느낌.

나는 도저히 이런 느낌을 가질수가 없는데, 최명란 작가는 어찌 이런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을까?

짧지만 읽으면서도 동시에 감탄한다.


집에서는 죽어라 책을 안 읽는 우리 딸이 언제부턴가 책을 학교에 들고다니던데, 벌써 이 동시집은 다 읽었댄다.

내가 다 읽고 집어줄땐 쳐다도 안 보는 것 같더니 끙끙거리며 학교 들고가서 다 읽은 모양이다.  왜 집에선 책을 안 읽는건지 의문이지만 (너무 TV나 폰 같은거 볼께 많은건가? ㅠㅠ)  암튼, 어제 잠자리에서 수박씨 동시중에 어떤게 제일 좋았냐고 하니까 메인 제목의 동시인 <수박씨>가 제일 좋았단다.  동생의 잇속을 수박에 비유하고 딱 하나 있는 충치를 수박씨에 비유한 부분이 너무 특이했다고 기억에 남았단다.  나는 동시 읽고 바로 까먹었건만 아이는 그런 내용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역시 제대로 읽은게 맞구나.  어쩌면 내가 책을 제대로 못 읽는건지도 모르겠다.  그저 글자 읽기에 급급해서 기억에 남지도 않는 글을 읽어버린건 아닌지.... 물론, 읽는 순간에 감동을 몇만배 받지만 책 덮는순간 기억이 레드썬이다 ㅠㅠ



동시를 다 읽고 정호승 시인의 추천사를 읽었는데, 그리 구구절절 해설을 다 해 놓으시면... 읽는 독자는 어찌하라고..ㅠㅠ

그냥 앞부분에 대한 감상평으로 딱 그까지만 했었으면 하는 바램이 살짜기 들었다.

어쨌거나 재밌는 동시를 만나니 좋네.  시를 안 좋아하는 나도 동시는 끌리고 재밌다.

아이가 이 책을 좋아하니 너무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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