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연립주택

수상한 연립주택
오영진 글.그림 / 창비 / 2008년 12월

오~ 내가 좋아하는 최규석 작가님 이후로 인간냄새 나는 만화책을 자주 찾아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간만에 사람 대 사람이 부대끼는 만화책을 만났고나.  3층에 지하, 그리고 옥탑방에 사는 우리들의 지리멸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니까 이야기는 이 연립주택 주인이 주식으로 망하는 바람에 넓은집 다 날리고 이 연립주택으로 이사오면서 시작된다.  주인이라고 다 나쁜사람만 있을까 마는 이 연립주택 주인은 돈을 좇는 현실의 주인 모습이었고, 그 안에 세들어 사는 삶의 주인공들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을 버티는 것으로 봐야 할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이 어울려 참 따듯하고 훈훈하게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 좋으련만, 어디 사람사는 이야기가 아름답기만 해야 말이지.  현실에 이리저리 부대끼는 이야기는 정말 드라마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을테니까.....

어찌보면 주인이 참 못된사람으로 나오지만 이 연립주택이 있는 곳이 재개발 되길 바라고, 좀 더 큰 돈이 되길 바라는 건 누구나 욕심나는 부분이 아닐런가 싶다.  물론, 그게 참..... 불법적이지 않은 선에서 그래야 하건만....

그리고, 세들어 사는 사람들과의 이해관계가 힘들 수 밖에 없는 현실.  주인은 더 받고 싶고, 세들어 사는 팍팍한 삶들은 좀 더 내려주길, 혹은 동결되길..... 그마져도 여기 이 집에서 쫓겨나지 않길 바라는 상황이니까...

다들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살아있다.  하루벌어 먹는 인생이 자기들과 맞지 않다고 잘리는 건 요즘 흔하디 흔하고, 아내 대신 아이를 보는 남자들은 많아졌고, 고시공부 중이라는 옥탑방의 남자.  (하지만 내가 보기에 허세만 찌든 사람인듯.  실지 고시원에서 코피 흘리며 공부하는 사람들과는 대조적인 뭔가 제비스러운...ㅡㅡ;;)

암튼 살기위해 몸부림 치지만 회사는 망하고, 주인의 압박은 심해지고.... 하나같이 팍팍한 삶이다.  심지어 주인조차도 병원에 환자가 없어 파리가 날리는 지경이니까.... 그런와중에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물론 제일 문제는 주인이다.  해서는 안될 짓들을 너무 많이한다.  그리고 그중에 관망자 였던 딸 키우던 아빠는..... 바라보려 하지 않지만 연립주택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을 다 알아차리게 된다.  불륜남녀부터, 지하에 사는 할머니의 강아지 죽음까지...... 그리고 주인의 불법적인 면면들...

비록 그림체는 내 스탈이 아니었지만, 그 속에 든 이야기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간내음이 팍팍 묻어있어서 아프면서도 공감가는 부분.  내가 그런 삶속에 들어 있진 않치만 왠지 막 이해가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결말은?

모두가 함께 할 수 없는 해피엔딩?

혹은 범인은 그 안에 있다? 정도...

사실 모두가 불법적인 삶이었다.  이 속에 사는 사람들은.... 하지만, 그들이 왜 그래야만 했는지 이해가 또 안되는 건 아닌 서글픈 현실... 읽으면서 아프고 뭉클한 건 뭐냐.  퍽퍽하네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