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생각 - 이것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마음으로 읽는 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세계명작읽기모임 엮음 / 힘찬북스(HCbooks)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워낙 유명한 철학자라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의 책을 읽은 적은 없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먼저 들게 아니라 니체에 대한 전기나 그의 사상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을 읽었어야 했는데, 글밥이 그리 많치도 않은 것 같고, 간단한 문장들에서 그의 생각들을 좀 먼저 훑어보고자 한 건 역시 나의 오판이 아니었나 싶다.  오히려, 이 책을 읽고나니 니체의 전기를 읽고 싶은 생각이 없어져 버렸으니 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책 제목이 워낙 유명해서 니체의 책인건 알았지만서도 이상하게 그런 사람이 있는줄로 또 착각하며 살았네.  일단 그 책을 안 읽어봐서 그 사람책을 엮은 정도로 생각한 그야말로 철학의 무식자 앙마씨.  그래서 철학과 관련된 책은 대체로 멀리하며 살아가는데, 그래도 가끔씩 미친척하고 인문학을 찾아 보기도 하고, 니체를 읽으면 좀 유식해 지려나? 해서 이런 무모한 읽기를 도전하는데 후아, 역시 어렵고나.  내가 이해하기엔 깊이감이 너무도 깊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범접하기 어려운 존재라고 해야할지.

사는게 철학이련만, 나는 요즘 너무도 평안한 삶을 살고 있어서 철학적이지 못한건지 어떤건지, 니체의 글을 읽으면서도 머리속에 하나도 안 들어온다.  이건 진심 그냥 꾸역꾸역 읽어내는 거지 내가 뭔가를 이해하거나 머리속으로,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니 아이고, 이런 점점 철학과 사색과 멀어지는 소리가 막막 들리는 기분이다.



짤막짤막한 글들이 오히려 나를 곤욕스럽게 만든다.  사색하기 싫어하는 나는 짧은 글을 보며 곱씹기는 커녕, 그냥 어여어여 페이지를 클리어해버리자, 라는 의무감, 혹은 책한권 읽어낸다는 어이없음으로 니체를 접하니 뭐가 되겠는가.  이해는 쥐뿔이고, 공감은 개뿔이다.  역시 내 머리로는 어려웠던 게야.  딱히 유식해 보이려고 혹은 겉멋 내려고 이런 책을 사서 읽는 건 아닌데 정말 니체의 생각이 알고 싶어서 산거고 읽은건데 나는 결국 허세에 찌들어 이런 책을 일부러 찾아 읽은건 아닌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혹은 가식성에 머리를 흔들어 본다.  그건 분명 아니었던거 같은데 딱히 지식을 하나도 취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아쉬움과 나의 무식함을 깨닫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랄까.  각자의 분야가 있으니 이건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라고 치부해 버리면 끝일텐데도 읽고나서 아무 의미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면 왠지 내 무식을 또 한번 자각하는 계기가 된거 같아서 아프다.  니체로 인해 결국 나는 아프구만..... 스스로의 무식을 자각한 것 자체가 말이지.


그러나, 그런 의문은 든다.  왜 니체는 자신의 아버지가 목사이고, 할아버지 또한 목사, 그리고 외가쪽 또한 목사집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적의(?)나 반항이 심했을까?  그의 간단한 약력을 읽었고, 후에 그의 생각들을 다 이해는 못해도 뭔가 기독교에 대한 부분은 꽤나 적나라한 느낌으로 와 닿은 기분.  마지막에도 보니 니체의 그런 부분들이 나와 있다.  그런데, 그가 왜 그랬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뭔가 계기가 있었을 듯 한데 그게 좀 궁금하네.  니체라는 인간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은 생긴다.  게다가 루 살로메 라는 여인, 우연히 절판된 책 속에서 발견된 그녀의 이름을 듣고 그녀의 책을 사고 싶어 한동안 검색도 열심히 했었는데 니체가 그녀에게 반해 두번이나 청혼했다 거절당했다고 하니 뭔가 또 하나의 연결고리를 발견한 듯도 해서 다시 호기심이 동하긴 한다.  어쩌면 그의 생각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는 못하더라도 그의 삶을 들여다 보는 작업은 또 꽤 재밌을 거 같은 기분도 들어서 혹여 어느날 문득 생각나면 니체의 평전같은 것들이 내 눈에 띈다면 펴들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의 짧은 글귀보다 나는 결국 니체라는 인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버렸다.  처음 이 책을 읽어낼때의 곤욕은 니체의 삶에 결국 초점이 맞춰져 버렸다.  말년의 그의 삶을 보니 뭔가 더 궁금해지기도 하고.......

너무 철학적이라, 너무 생각이 많아서 결국 그는 세상의 모든것을 거부하고 마음을 닫아버린것인가?

사람들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고나.

그래도 결론은 결국 "철학은 어렵다.  비록 삶이 철학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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