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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카를로 프라베티 지음, 김민숙 옮김, 박혜림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부터 내가 언젠간 이 책을 읽을 거라는 걸 직감(?) 했었고, 그날이 생각보다 빨라진 건 안 비밀. 원래 이런 책은 출판되자마자 사서 봐야하는데 늘 신간을 구간으로 묵혀 읽는 내가 작년에 구입한 책을 올해 읽는다는 건 꽤나 빨리 읽은 일이라는 거.
원래 책을 읽기전에는 책 제목이나 표지등을 보면서 상상을 한다. 일단 제목이 처방해 준다하니 흔히 일본소설에서 많이 나오는 힐링의 느낌 책? 그외 어느 서점에 들어갔는데 내가 이러고 저러고 아픈데 그러면 그 서점에서 "이 책을 읽어보세요." 그러면 그 책 읽고 딱~! 뭔가 힐링되고 하는 그런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어라? 처음부터 뭐지? 시작부터 상상과 틀리는데? 이야기가 막 다른 방향으로 나가.
유령의 집인거야? 막 이래.
도대체 이 칼비나(노)의 정체는 뭐지? 그리고 왜 다 알고 있어?
그리고 이 책에 나온사람중에 정상은 정녕 도둑밖에 없는거야?
그런데 또 막 말들이 맞는거 같아.
당신이 어떤분이신지 질문해도 되나요? 그럼 하게. (침묵)
왜 어떤분이신지 말씀을 안해주시는거죠? 자네는 내가 어떤사람인지 물어도 된다고 물어봤지 내가 어떤사람인지 물어보지 않았쟎나.. 아하~ㅡㅡ;; 진짜로 그렇다.
왜 치마를 입었다고 여자라고 생각하죠? 그럼 치마를 입지 않았다면 남자인가요?
책 곳곳에 생각을 하게 하는 대화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우리는 늘 이것아니면 저것 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것이 있을거라는, 혹은 존재할 거라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라는 걸 나에게 경고 하고 있는 것 같다.
와~ 이런 기발한 이야기라니..... 그동안 나는 어느순간 모든것들의 틀속에 살아 있었구만.
읽을수록 내가 생각이 갇혀버린 사람이라는 자각을 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이 솔직히 왜 이런제목인지..... 알듯 하면서도 모를 거 같은 느낌.
분명 정신병원같은 도서관이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 제목이랑 딱히 어울리는 것 같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서 뭔가 아쉬운 느낌.
상상을 뛰어넘어서 좋긴한데, 별의별 사람들이 다 나와서 색다르긴 한데 제목에 너무 큰 기대를 했나부다. 나는 책을 처방 받지 못했다. 힐링 책을 처방받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