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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와이프 1 - 양희승 대본집
양희승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평점 :
드라마를 글로 보는 나는 대본집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 같은 느낌이 간혹 들지만, 그래도 일단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첫 순위고 그 다음은 작품성과 입소문이다. 작품성은 내가 직접봐서 느낀거면 대본고고씽, 그게 아니면 입소문으로 드라마 짱이라고 하면 대본에 관심이 간다. 물론, 그만큼 대본집이 나온다는 건 완성도가 높다는 거 아닐까. 제대로 된 대본도 아니고 내용도 엉망진창 왕진창인데 대본집이 나올리가.......
일단 "아는 와이프"는 드라마 시작하자마자 회사 동생이 "언니, 나 지성 그리 좋아하던 배우가 아닌데 너무 멋져." 막 이래서, "으응?
" 하는 반응외엔 "그닥 챙겨보고 싶진 않아." 라고 넘겼던 드라마다. 그후 일주일이 지났던가? 드라마가 <고백부부>와 비슷하다는 이야기. 그래서 나는 그냥 마음 접고 아예 안 챙겨봤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에 대한 극찬이 줄을 잇고, 지성, 한지민 배우에 대한 칭찬들이 와르르르~ 그래서, 약간(?) 호기심이 생긴 정도였다. 그런데, 역시 드라마를 글로 보자고 해서 대본집 보고 침 흘리며 어여어여 후딱 읽는데, 와~ 장난아니네. 잼나다 잼나다. 역시, 대본집에 한번 빠지면 그 매력에 풍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드라마는 안 봤지만 책 읽으면서 주인공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건 책 읽는 맛을 한 맛 더 하게 한다.
대본집 이야기 할때마다 늘 하는 얘기지만, 이미 드라마가 스포이기 때문에 줄거리를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다. 그래도, 뭐 어차피 드라마 본 사람들이 줄거리를 다 알기에 구구절절 늘어 놓을 필요는 없어서 다행이지만 말이다.
솔직히 초반 읽을때만해도 어어? 설정이 너무 비슷하다. 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삶에 찌들고, 모든 것에 찌들어 점점 무서워지는 아내, 집안일을 등한시하지만 (회사일에 찌들어)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것에 나도 힘든데, 왜 못 알아주냐, 서로가 서로 원수가 되는 부부이야기. 다들 이러고 사는건가? 싶기도하고, 드라마라 더 오바스럽게 하기도 하고.... 하지만, 진실로 대화가 부족한 건 부부간의 현실적인 부분이기도 하고.... (왜, 서로 대화를 안하니..ㅠㅠ)
역시 부부는 대화가 중요하다. 서로 얼굴만 보고 어떻게 알아. 서로의 마으을..... 고나마 대화로 조금씩 풀어가야 하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거. 그래서, 지성(주혁)은 과거로 돌아가서 다른 아내를 만났다면? 이라는 모험에 모든 인생을 걸었던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던 새로운 삶으로 시작하지만 이상하게 전부인 한지민이 신경쓰인다.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안 부딪힐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그녀. 그리고, 그는 다시 자신의 부인에게 마음이 간다.
참 이기적인게 자신은 다른 여자랑 결혼해서 새로운 삶을 살면서 자신의 와이프가 본인을 못 알아보고 새로운 사랑을 찾으려고 하는데 질투가 나고 신경쓰인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인긴 한데..... 본인은 결국 저 여자가 내 부인이었는데..... 라는 걸 아니까 그렇긴 하지만 여튼 그래도 마음이 싱숭생숭한다. 결국 8부까지 읽어가면서 느낀건, 모든 삶이, 그림같았던 그녀가 바로 옆에 있지만, 그래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지만 옆에 둔 사람을 이해 못하는 건 매 한가지. 물론, 설정 자체가 그 전의 삶에서 부인이었던 그녀에게 마음이 가는 상황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이젠 새로운 삶을 시작했으면 왜 옆의 새로운 부인의 마음은 읽으려고 하지 않는가? 아무리 싸가지 없는 아내라고 해도 결국 그 마져 알고 시작한 삶인데..... 결국 살아보면 상대의 마음을 알아가는 게 힘들다는 걸 지성(주혁)이 연기하는 사람을 보며 느낀다. 주인공이 지성과 한지민이니까 둘의 연결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게 맞긴한데 그래도 결국 전의 삶에서도 지금의 삶에서도 주혁은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운명이니 그들이 다시 만나고 엮이는 거겠지만 여전한 그녀의 어머니, 주혁의 장모는 그런 주혁의 마음을 더 흔들어 놓는듯 하다. 음.... 과거로의 회귀를 통해 지금의 새로운 삶을 얻는 주혁을 보면서 나도 고민했다. 나도 그런 기회가 오면 다른 선택을 할까?? 하고.... 하지만, 뭐 나는 지금의 삶이 그리 나쁘지 않아서 그냥 우리 사랑 이대로...ㅋㅋ 그냥 선택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