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을 마시다
비올레타 그레그 지음, 김은지 옮김 / iwboo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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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시작하기전에 내가 폴란드 시대배경을 조금이라도 알고 읽기 시작했더라면...... 이라는 후회를 많이했다.  물론, 읽으면서 중간중간 찾아보면 되겠지만 그렇게되면 또 흐름이 끊겨 그러기도 쉽지 않았고, 안그래도 시대적 배경과 이름과, 심지어는 생소한 지역명, 혹은 생활방식등으로 읽으면서도 뭔 말인지 모르겠는 부분이 엄청 많았는데 일일이 그걸 다 검색하고 읽는다면 이건 마치 한편의 논문을 읽어나가는 기분이 들 듯 하여, 그마져도 포기했다. 

2017년 맨부커상 후보였다고 하는데, 나는 맨부커상 쪽이랑은 안 맞는건가?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하자면 한강 작가의 글도 그리 크게 와 닿은게 없어서 힘들었었는데, 폴란드 작가의 글은 시대상마져도 헤아리기 힘들어 더 헤맸다.  다들 좋다고 해도 나는 내가 아니면 어쩔수 없는거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쓰고 싶고, 좋은 점수를 주고 싶어도 내가 읽는데 버거웠는데 어찌 좋다, 좋다, 주위에서 좋다고 하니 다 좋다.  이럴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무작정 이 책이 별로다.  이런게 아니다.  배경에 대한 전무한 지식에서 오는 답답함이 사실 진도를 잘 못나가게 한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의미 파악이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이게 폴란드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건지 아니면 번역의 글이 좀 어려웠던 건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분명 글 곳곳에서는 그시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의 억압, 혹은 폭력이 상주하지만 청소년기의 우리 주인공은 쿨하게 어쩌면 그 아픔을 스스로 정화하면서 그 시절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우연히 독일 베를린을 표현한 그림에 얼룩이 졌다는 이유만으로 학교가 발칵 뒤집히고 정부에서 누군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그 시대의 억압이 어떤 상황인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어쩌면 우리도 그런 시절을 겪어서 (비록 나는 완전 그 시대라고 할 수 없지만) 동질감도 느껴질 수 있다.  아무렇치도 않게 자행되던 성폭력과 그런 사실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겨야 했던 소녀의 성장이야기.  깊이 파고 들다보면, 이야기의 깊은 참맛이 있는 걸 어느정도 감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어렵게만 느껴지고 진도가 안 나갔던 게다. 



글은 읽어지는데 그리고 머리로는 그 시절의 아픔과 고단함이 묻어나고 그시절의 방황, 혹은 시대상을 너무도 생생히 나타내는데 글자를 이해하고 넘어가기가 버거웠다.  그랬다.  내용은 이 책이 왜 맨부커상 후보까지 올랐는지 알 수 있겠는데 글을 읽어내는 혹은 읽어내야 했던 나는 힘이 들었다.  그 소녀의 아픔이 아니라 이해력이 요구되는 문장들이 너무나 곳곳에 상주해 있었다.  좀 더 쉽게 풀어질 수 있었던 읽기가 왜 이렇게 버거웠을까.  그래도 후반부 가서 소녀, (비올라였던가? 언제나 나는 주인공 이름을 책을 덮는 순간 잊어버리는 게 문제다.ㅠㅠ)를 사랑하게 된 건, 그리고 이 소녀의 모습을 기억하게 된 건 하나의 소득일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폴란드에 대한 관심이 +1 증가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됐다.   개인적으론 좀 더 쉽게 읽혀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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