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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와 언덕지기 라이 - 세상의 다리가 되어준 나무
클라크 베르플란케 지음, 안정희 옮김 / 섬돌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요즘 내가 의도치 않은 책들을 읽는 경우가 생겨서 내 책을 막상 찾아 읽을때는 늘 얇은 책들을 먼저 훑어보고 집어들게 된다. 이 책도 2006년도 출판된거 보니 꽤 오래전에 사놨던 거 묵혀묵혀 이제서야 읽는 모양이다. 살때는 앗싸~라며 사 놓고 늘 잡은 고기에 관심주지 않듯이 뒤로뒤로 밀려버린다. 얼른 내 책 읽기를 많이 많이 실천해야 할텐데 쉽지가 않다.
글이 짧아서 생각하는 동화느낌이긴 했는데 읽는데 이거 크.... 역시 또 생각이 많아진다. 문제는 이런 짧은 글 읽어도 내가 요새 책 읽고 깊이 생각하기 싫어진다는 거.
일단 소통의 문제이긴 한데...... 뭔가 읽으면서 느낌 다른 <어린왕자> 기분도 나고.....
그니까 가이는 그 언덕(혹은 작은 별)에 어느날 나타난 나무. 언덕지기 라이는 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언덕지기. 라이가 무슨 말을 하든 반응이 별로 없고 말도 없다. 그러자 가이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세 사람의 소통과 관계에 관해서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하는데 이 책의 이야기속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 재밌고 생각거리가 많은 기분이다. 암튼, 그 이야기들을 들어도 언제나 등을 돌려 앉는 라이. 저녁마다 바람이 불어 가이의 뿌리가 뽑혀 나갈듯하지만 라이는 관심을 두지 않다가 마지막즈음에 가이를 위해 끈을 동여매주고 등돌린 모습을 마주보는 모습으로 바꾼다. 라이는 혼자 살아버릇해서 남과 소통하는 것을 몰랐던 거다. 그래서 막 떠드는 가이가 귀찮고 시끄럽게만 느껴졌던 듯 하다. 하지만, 마지막 즈음엔 그래도 마음을 열고 가이를 위해 뭔가를 해주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지금 딱 우리에게 어울리는 이야기가 아닐까? 라이의 모습은 지금 어디 곳곳에서나 볼 수 있다. 십여년 전 이야긴데 지금과 오히려 더 와 닿아있는 느낌. 소통, 관계에 대한 부재. 언제나 그런 문제들이 있어왔지만 요즘은 더욱더 그런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 외로워하고 사람과 만나는 걸 힘들어 하고.....
짧은 이야기였지만 생각이 많았었다. 그치만 문제는 생각하기 싫은 요즘 내 모습.. 그냥 간단하게 끄적거려 봤다.
나는 가이의 모습일 듯 한데, 라이가 이해가 되기도 했던 책. 오히려 책 속은 라이가 더 이해가 되더라.
실지 나는 가이일 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