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수녀 일기
이호자 / 생활성서사 / 1999년 4월
평점 :
품절



종교서적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웬만하면 종교관련 책을 안 읽는 편인데, 소개글 안 읽고 책 고르는 안목(?)을 지닌 나는 또 그냥 제목만 보고 <돈카밀로와 빼뽀네> 같은 재미난 소설인 줄 알았다.  표지도 넘나 귀엽고, 제목도 괴짜 들어가니까... 재밌을 거 같아 덥석 구입.


근데, 재밌긴 재밌다.  이호자 수녀님의 에세이인데 진짜 수녀님 이야긴데도 불구하고 재밌다.  종교적 색채라고 해야 하나님에 대한 기도와 믿음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오긴하지만 수녀님의 재미난 일상이 가득한 책이기에 종교적인 부분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될 게 없었다.



수녀님의 실수연발 이야기는 곳곳에 웃음코드를 심어준다.  특히, 새차 뽑았을때 임시번호판에 **시장, oo군수등등 이런 번호판에 대한 오해는 나도 그런적이 있어서 너무나 공감이 많이됐다.  처음 임시번호판에 대한 진실을 몰랐을때 나도 지나가는 차들 보며 "오~시장? 군수? 대박.. 대단한 사람들이네." 막 이랬었는데 그걸 언제부터 알게됐는 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 사실을 알고 나 역시 속으로 꽤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나는 그런말 입밖으로 안내서 창피라면 창피를 덜 받았었건만, 수녀님은 다른분들께 다 말씀을 하셔서 ㅋㅋㅋㅋㅋ 겉으로 보여지는 수녀님들의 차분한 모습과 상반되는 이야기들이라 더 웃기고 재밌었던 거 같다.  게다가 수녀님 물건 잘 잃어버리시는 덜렁(?)거림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이야기들이 너무 적나라 하다.  수녀님의 실수담이라 더 와닿고 더 웃기는 기분인걸까?  수녀님의 글 맛도 한 맛 있었던 거 같기도 하다.  유쾌하고 재미나게 쓰신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도 당당하게......



게다가 수녀님이 우리지역쪽 사투리를 쓰시는 분이라 더 호감갔던 건지도 모르겠다.  사투리 또한 구수해서 좋았다.  그나저나 이 책이 초판 발행일이 1999년 정도이던데..... 지금 20년가까이 흘렀으니 수녀님도 꽤 연세가 드셨을 듯.  젊은날의 수녀님의 이야기를 읽었는데 지금의 수녀님은 더 인자하시고 더 유쾌해 지지 않으셨을까?  더불어 지혜도 함께......

종교서적임에도 너무 쿡쿡대며 읽었다.  재밌어서......  수녀님도 김수환 추기경님의 건강과 교황요한바오로2세의 건강과 오래사심을 기원하시던데 이미 그분들은 안계신..ㅠㅠ  나는 이 책을 쓰신 수녀님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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