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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그림 - 그림 읽어주는 남자 레스까페의 다정다감한 그림이야기
선동기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그림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림을 보는 것은 좋아한다. 어떤 화가가 무엇때문에 왜 좋으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지만 그냥, 그냥 좋다. 그런 탓에 너무 깊이 들어간 해설이 담긴 그림책들엔 당연하다는 듯이 이해가 안 되는 편이고, 화가들의 심중을 캐낼 듯이 분석하는 게 아니라 그림을 보며 자신의 마음이 들어간 해설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이 간다.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제목에서부터 살짝 끌렸다. 『처음 만나는 그림』이라니. 이건 분명 유명하거나 이름있는 해설가들이 아닌 살짝 풋내(!)가 나는 분의 책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블로그에서 그림을 연재하던, 그림엔 완전 초짜인 분의 마음이 들어간 책이었다. 허나 제목은 끌렸지만 사실 구매를 해야할지는 망설였다. 사고 싶은 그림책(!)이 한 두권이 아닌 탓에 검증이 안 된 책을 무조건 구매하기엔 책값이 장난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 맘을 바꾼 것은 그림과 짧은 글때문이었다.
다른 그림책에 비해 이 책엔 엄청난 수의(두 쪽마다 한 장씩 들어 있다.) 그림이 들어 있다. 더구나 다른 책에서도 늘 보던 그런 그림들이 아니다. 몹시 생소한 그림들이다. 내가 아는 화가라곤 <존 윌리엄 고드워드>뿐이다. 그리고 그 그림에 대한 정말! 간단한, 다른 책들에 나오는 해설들에 비하면 글이라고도 할 수 없는 짧은 글이 실려 있다. 그저 저자는 자신이 보는 그림에 대한 지극히 기본적인 지식외에 다른 것은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좋았다. 그림을 보며 오롯이 내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거다. 저자의 참견(!)이 들어가 있지 않은 내 맘대로의 해설을 이 책을 보며 느낄 수 있는 거다.
자고로 그림이란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림을 이해하는 데는 자신의 현재 마음이 들어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그런 느낌을 가지게 하는 해설이 좋은 것이다. 또한 그래서 이 책에 공감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며 생소한 그림들을 보며 그 느낌을 받아본다.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는 그림이 있는가하면 처음 보는 순간 찌릿한 느낌을 주는 그림들도 있다. 처음 만나는 그림, 앞으로 오랫동안 이 그림들을 보며 지낼 생각을 하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