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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ㅣ 문학동네 시집 80
이병률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시집이 도착했다.
조급한 마음에 하던 일 멈추고 시집보다 큰 상자를 찢어버릴듯이 뜯었다.
첫 장에 이런 글이 실렸다.
"이 시집을 어느 비린 저녁 찾아온 그리움에게 바친다."
또 한 장을 넘기니 이번엔 이런 글이다.
自序
인연에 대해 생각하다가
인연과 세월을 떠돌다가
인연과 세월과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까지 왔다.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여전히 만져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스침이 많아 상처가 된 내력들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어찌 시뿐이겠는가.
그다음은 넘겨보지 않아도 좋겠다. 이미 내 마음은 이 시집을 통째로 삼켜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