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여신 - 오드 토머스 두 번째 이야기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R.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1권을 읽은지 딱 2달만에 읽게 된 2권이다. 1권이 아주 재미있어서 2권을 기대했는데 2,3권이 동시에 발매되서 기뻣다. 2권도 읽고 나니 아주 만족스럽다. 이 작품은 뭐라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적당히 드라마도 있고 공포도 있으며 미스터리와 에로틱한 요소도 있다. 공포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라 작품을 읽으면 얼마나 무서울까 하는 기대가 생기는데 순수한 공포물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2권은 전편 <살인예언자> 에서 끔찍한 사건을 겪은 뒤로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슬픔과 상실감 속에 조용히 지내던 어느 날,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대니의 양아버지 윌버 제섭 박사가 죽은 자의 영혼이 되어 오드를 찾아오며 시작되는데 대니의 집에 가보니 아버지는 무참히 살해되 있고 대니는 납치되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여자의 전화를 받고 친구를 찾아 나서게 된다. 이상한 여자을 상대로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숨 막히는 추격전이 주된 내용이라 스릴러적인 재미가 많았다.

1권의 주인공이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오드 토머스라면 2권의 주인공은 제목이기도 한 죽음의 여신 다투라이다. 본명은 아니고 폰섹스할 때 쓰는 이름인데 독말풀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름을 쓰는 여자답게 맛이 간 여자로, 처음엔 죽음의 여신이라길래 판타지적 설정을 가진 이 시리즈답게 마법을 쓰는 여자인줄 알았는데 포르노를 찍다가 인터넷 포르노와 폰섹스 사업체를 갖은 남자와 결혼한 덕분에 돈이 넘쳐 세상의 각종 이상한 볼거리를 찾아다니는 사이코였다. 물론 마지막에 마법 능력에 대한 언급이 조금 있는데, 아무튼 주인공과 다투라가 초능력 대결을 하는 식의 전개는 아니다. 잔인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추종자까지 거느린 다투라가 모든 사건의 원흉으로 조금 반전이 있던 1권과는 다르게 중반부터 범인이 밝혀져 추격과 대결로 시원하게 진행된다.

1권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읽은 주인공이 계속 살아가야 한다면서 계속 스스로를 다독이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진정 고통과 상실을 겪어본 사람만이 할수 있는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작가의 험난했던 개인사를 떠올리게 하며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매력을 보여준다. 물론 진지한 이야기 사이사이 농담을 적절히 섞어서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점도 훌륭했다.

2번의 목숨을 건 사건을 겪은 오드가 평안을 얻기 위해 수도원으로 들어가며 2권이 끝난다. 하지만 수도원에서도 오드는 평안을 얻지 못한다고 하니 안타깝다. 하지만 고난을 겪을수록 성숙하고 강해지는 오드의 모습을 보며 위안을 얻기 위해서라도 빨리 3권을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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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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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하드보일드라는 단어를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이 sf하드보일드 작품으로 불리는데 너무 재미있게 본 터라 하드보일드가 뭔가 하고 찾아 보았던 것이다. 그 뒤로 이런 분위기의 작품을 찾아 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었다. 소설로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가 대표적인 하드보일드 작품으로 불리는데 오래전에 쓴 작품이라 그런지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일본의 대표적인 하드보일드 작품인 사립탐정 사와자키 시리즈가 발매 된다고 하여 몇달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하드보일드의 매력은 주인공이 막장 인생을 살면서도 쿨하고 멋지게 자신만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예를 든 카우보이 비밥의 주인공은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동료에게 죽임을 당하고 우주를 무대로 해결사로 활약하는 인물이다. 육체적으로도 강인하고 힘든 의뢰들을 해쳐나가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이런 이미지가 나에게는 강하게 심어져 있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를 다 읽고 나니 내가 가진 하드보일드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면서도 미스터리 요소를 포함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주인공의 과거에 대해 거의 언급이 안되 궁금하게 만드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거기에 유부녀와 여고생의 품어달라는 요청을 부드럽게 거절하는 쿨한 모습까지 20대인 나로선 상상할수 없는 40대 남자의 멋이 느껴진다.

도쿄 도심, 고층빌딩 외곽의 허름한 사무소. 오른손을 주머니에 감춘 낯선 사내가 탐정 사와자키를 찾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어떤 르포라이터가 이 사무소를 찾은 적이 있냐고 묻고는, 20만 엔의 현금만 남긴 채 사라져 버린다. 알 수 없는 의뢰인, 영문 모를 의뢰지만 다른 사건에 휘말리면서 뜻밖에 의뢰인과 엮이게 된다.

르포라이터의 실종은 당시 정계를 떠들썩케 했던 도쿄 도지사 저격사건과 관련 있음이 밝혀지고, 정치계의 어두운 부분이 파해쳐지며 피냄새나는 진상이 밝혀지게 된다.

읽으면서 작년 한나라당 경선 때 출간되었으면 더욱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근혜 피습 사건과 비슷한 내용이 작품안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과 소설속의 결과는 다르지만 20년전에 쓴 소설인데도 현재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니 흥미로웠다.

데뷔 이후 20여 년 동안 장편소설로 단 네 권만을 발표했을 정도로, 한 문장 한 문장 혼신을 담아 써내려가는 작가라고 하는데 솔직히 문장이 더 대단하다고는 못느꼇다. 아주 재미있게 읽어서 그런지 더욱 빨리 써줬으면 하는 생각은 들었다. 이미 원작은 4권까지 출간되었지만 번역서 2권이 언제 출간될지는 알수가 없다. 게다가 요즘 출판시장을 보면 빨리 만나보기는 어려울것 같아 아쉽다. 부디 원서처럼 5년이 걸리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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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의 시간 - 이경석 만화 팝툰 컬렉션 6
이경석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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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에 물리고 난 다음 더 행복해진것 같아요 라는 문구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대학 졸업후 백수로 지내는 주인공 준수는 오랜만에 간 가족여행에서 갑자기 좀비에 물린다. 좀비에 물린뒤 무료하게 살아가던 일상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친구를 만나고, 연인과 사랑을 하고, 가족의 사랑을 깨닫는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히던 뽀글이 머리 태권도 관장과 친구가 되고, 은행에서 일하던 애 딸린 이혼녀와 결혼을 하고 동시에 아들도 생긴다. 그렇게 준수는 좀비에 물리고 난 다음 더 행복해진다. 그러나 마냥 해피 스토리는 아니고 형사반장으로 좀비 소탕 작전을 맡은 아버지와의 갈등이 이야기의 반대축을 담당해 긴장감을 준다. 좀비 소탕 작전은 군사정권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나섰던 학생들이 숨어지내는걸 찾아내 고문했던 것을 떠올리게 만들면서 유치할수 있는 좀비 스토리에 진지함을 불어 넣는 역할도 하고 있다.

처음에 이경석이 좀비 만화를 그렸다고 해서 과연 어떻게 그렸을지 궁금했는데 자신의 스타일을 잘 살린 작품을 내 놓았다. 요즘 그리고 있는 전원일기나 을식이는 재수없어에서 알수 있듯이 촌스럽고 토속적인 한국 스타일의 스토리와 그림체를 보여주는 작가인데 지극히 서양적인 소재 좀비를 가지고도 한국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준수가 완전한 좀비가 되서 사지가 떨어져 나가자 아내가 몸통에 꼬매주는 부분에선 정말 웃음과 눈물이 같이 나오게 만들었다.

이야기 전개가 전체적으로 비약이 심하지만 만화를 보는 재미를 해치지 않는 선을 유지하고는 있다. 정치적인 색깔이 있는 한겨레 Esc 섹션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라 그런지 촛불 시위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에서 이야기가 절정을 이룬다. 광화문 사거리에 운집한 좀비를 군인과 경찰이 총으로 쏘아 죽이는 장면이 그것이다.
지난 6월 광화문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시민을 향해 공권력은 살수차를 앞세웠고,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 무고한 시민을 붙잡아가기도 했다.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일부 인터넷 논객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시민들을 ‘촛불 좀비’라고 깎아내렸는데 만화에선 정말 좀비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이 나라에서의 삶을 잘 표현하고 있는것 같다.
 
이경석 만화의 제일 큰 특징인 수작업 원고가 여전한데 예전 인터뷰에선 5년된 물감으로 작업을 한다고 했는데 약간 바랜듯한 색깔이 여전히 그런 물감을 쓰는건가 싶게 만든다. 옛날 만화에서나 볼수 있는 한 글자 한 글자 직접 쓴 손글씨 대사도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속주패왕전에 이어 두번째로 구입한 이경석의 단행본이었는데 꾸준한 모습이 보기 좋다. 정말 먹고 살기 힘들것 같은 만화를 그리면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이경석의 다음 단행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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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5 - 독수리의 승리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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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월16에 4권을 읽었으니 6개월만에 읽는 5권이다.
원서 출간과 간격이 짧아지면서 책이 점점 늦게 나오는거 같다. 아직 원서도 출간되지 않은 6권은 언제 읽을수 있을지.
아무튼 가물가물한 4권의 기억을 뒤로 하고 5권을 읽어 나갔다. 제목이 독수리의 승리라서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이야기인줄 알았더니 패한다. 나폴레옹의 프랑스 깃발이 독수리인데 다른 의미가 있는 제목인지 모르겠다.
이 시리즈를 읽는 즐거움은 테메레르로 대표되는 용들이 공군으로서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와 실제 역사적 전투에 용들이 참여함으로써 변하는 전쟁 묘사를 보는 재미라고 할수 있는데 5권도 역시 그런 재미를 훌륭히 담고 있다.
 
5권은 프랑스에서 돌아온 후 영국 정부의 결정에 의해 각각 사육장과 배에서 테메레르와 로렌스가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4권에서 전염병을 이용해 프랑스 용들을 몰살시키려는 영국정부에 반기를 들고 치료약을 프랑스에 건내서 영국의 반역자가 되버리면서 끝났는데 개인적으론 너무 전형적인 영웅형 전개라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약간 지루한 전개에 양념으로 용들의 대화나 행동에서 웃음을 주는 부분이 있어 계속 읽게 만든다.

5권 초반도 사육장에서 로렌스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테메레르가 사육장의 다른 용들과 다투면서 우울할수 있는 상황에서 웃음을 주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리고 사육장 밖의 용들과 한 번씩 만나고 있는 몬시라는 용을 통해 로렌스 소식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가 로렌스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되고 충격 속에서 나폴레옹이 수십만 대군을 이끌고 영국 땅에 상륙하자 테메레르는 용으로만 이루어진 부대를 결성해 프랑스군에 맞서게 된다.

이전 이야기들에선 노예문제라던가 당시 사회문제를 비꼬는 이야기가 하나씩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번권에선 다양한 전투를 보여주며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채웠다. 특히 테메레르가 용으로만 이루어진 부대를 결성해 자신이 지휘하며 전투에 임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테메레르를 대하는 장군들의 모습이 예전에 다른 육군이나 해군 장교들이 공군의 여성 비행사들을 보며 당황하던 모습이 생각나게 만들면서 웃음도 준다.

주인공이 유배지로 떠나며 5권이 마무리 되는데 사고뭉치의 암컷용이 끼어들면서 암울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준다. 그래도 주인공이 점점 처절한 상황으로 내몰리는데 이로인해 점점 읽기가 거북해지는 감이 있다. 전쟁이라는게 그런거겠지만 주인공의 일상생활 부분에서 좀더 웃음을 주는 부분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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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진한 노블우드 클럽 2
사사모토 료헤이 지음, 정은주 옮김 / 로크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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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과 독자상 더블 수상했다기에 기대하고 읽은 작품이다.
피보다 진한 이라는 제목도 인상적이었는데 보통 물보다 진한게 피라고 하며 혈연을 중시하는 표현으로 사용하는데 피보다 진한건 뭘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작품을 읽고 나면 피보다 진한 건 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혈연을 뛰어넘은 사람들의 정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형사이자 지금은 초라한 사립탐정인 아카네자와 케이는, 말기 암으로 고생하는 노인에게서 35년 전에 생이별하게 되었던 아들을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아카네자와는 아들의 소식을 더듬어 가던 중에, 자신의 가족을 빼앗은 뺑소니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한다. 사건의 주요 용의자가 노인의 아들일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용의자 감시와 더불어 노인이 35년 전에 자신의 아이를 대신 키워달라고 했던 사람이 시내에서 ‘긴류’라는 이자카야를 운영하고 있던 여성으로 아카네자와는 착실하게 수사를 진행해, 그녀가 하라다 유키에, 즉 ‘유키 씨’라 불리는 인물임을 밝혀낸다. 35년이라는 두꺼운 시간의 벽을 통과해, 아카네자와는 유키 씨의 그림자를 계속 쫓아간다.

작품 초반부터 자신의 혈육을 찾아달라는 의뢰로 시작되고 이후로 관계자들의 인척관계를 쫓아가며 계속 혈연관계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주인공도 사고로 아내와 아이를 잃은 남자고 혈육이라곤 아버지 뿐이다. 일 관계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는 하지만 세상에 혼자뿐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나는 아직 부모 형제 모두 건강한지라 이런 고독감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학교 다닐때 자취를 했는데 아무도 없는 집에서 느꼇던 외로움을 생각하며 감정이입을 해서 읽었다.

노인의 아들 찾기로 시작된 의뢰는 주인공이 가족들의 복수를 할수 있을것인가, 정말 용의자가 범인이고 노인의 아들인가, 노인이 아들을 맡긴 여자의 행방은 어떻게 된건가 등등 흥미로운 질물들을 낳으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마지막에 혈연에 관한 반전이 있는데 놀라움 보다는 눈물짓게 만드는 감동적인 반전이다. 낳은 정보다는 키운 정이라는 뻔한 이야기지만 시한부 노인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하는 이야기라 정말 진심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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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xc 2008-10-2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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