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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전쟁 ㅣ 샘터 외국소설선 1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09년 1월
평점 :
SF 멜로소설로 광고해서 멜로를 선호하지 않아 읽지않고 있다가 믿을만한 분의 너무 재미있다는 서평을 보고는 읽게 된 작품이다.
말그대로 재미있는 작품이다. 성적인 유머, 말장난, 하이개그 등 다양한 유머를 구사해 읽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75세 이상만 뽑아 주는 이상한 군대에 입대해 20대의 새로운 신체를 받아 외계인과 전투를 벌인다는 설정 자체도 흥미롭지만 다양한 유머가 없었다면 이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을것이다.
역자후기에서도 SF 중에서 이렇게 훌륭한 유머를 구사한 작품이 흔치 않다고 하는걸 보니 대단한 작가가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이 데뷔작인데 이렇게 훌륭하다니. 이 다음 작품은 유머를 덜어내고 더욱 방대한 우주를 그렸다고 해서 조금 아쉽지만 꾸준히 작품을 내고 있으니 기대가 된다.
수백 년 뒤 가상의 미래. 지구는 과포화 상태가 된 지 오래이며, 지구인류는 다른 은하에서 행성을 개척하여 삶의 터전을 넓혀 가지만, 지성을 갖춘 갖가지 외계 생명체들과의 식민지 전쟁으로 힘들어 한다. 주인공 존 페리는 75세 생일에 아내 캐시의 무덤에 작별을 고하고, 75세 이상만 뽑아 주는 우주개척방위군(CDF)에 입대한다.
존과 같은 수천 명의 신병을 싣고 우주로 향하는 연락선 안에서 존은 제시, 해리, 존, 앨런, 수전, 매리의 여섯 늙은이를 우연히 차례로 만난다. 서로 다른 주(州) 출신이고 교사, 물리학자, 교수, 의사, 주부 등 다양한 직업적 배경을 가진 일곱 늙은이는 의기투합해 ‘늙은 방귀쟁이’라는 모임을 꾸린다.
존과 늙은 방귀쟁이들은 20대의 새로운 신체를 받아 초인적인 신병훈련을 통과하고 인간 병기다운 몸에 최첨단 장비까지 지급받고 뿔뿔이 헤어져 자대에 배치된다.
오늘은 이 행성에서 이런 외계인과, 내일은 저 은하에서 저런 외계인과 참혹한 전투와 살육의 나날이 이어지면서 늙은 방귀쟁이들은 하나 둘 목숨을 잃고, 존도 어느 행성 전투의 참패로 온몸이 부러지고 찢기고 구겨진 채 지친 눈을 감으려 하는데 때맞춰 도착한 지원군 무리 속에, 지구에 묻고 온 아내 캐시가 끼어 있었다!
기적처럼 치유된 존은 실신하기 직전 언뜻 본 캐시를 찾아내려 한다. 이 과정에서, CDF에는 자기들과 같은 ‘노인의 군대’ 외에, 처음부터 인간 병기로 태어난 ‘유령 여단’이라는 존재가 있음을 알게 된다. 캐시(라고 존이 생각한 사람)는 바로 유령 여단의 장교였다. 그리고 존과 캐시의 특별한 로맨스가 시작된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유머가 이 작품의 진정한 재미이므로 줄거리를 다 알고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다. 또한 SF작품답게 미래와 삶에 대한 생각할 거리도 던져준다. 지금 내가 다시 젊은 육체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살것인가. 나는 아직 젊은 육체를 갖고 있지만 주위에서 나잇값 못한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볼 용기를 얻게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