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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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13년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인데다 근미래 가상 역사와 추리, 느와르와 스릴러, 블랙코미디와 멜로를 뒤섞어 2011년 남북통일이 된 이후 2016년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라기에 큰 기대를 갖고 읽게 된 작품이다.
결론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재미를 조금조금씩 느낄수 있는 작품이었다. 훌륭한 외국 장르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들보다 뛰어나다고 느낄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한국을 배경으로한 추리/스릴러를 읽고 싶었던 갈증을 조금 해결해 주었다. 특히 2011년 남북통일이 된 이후 2016년 서울의 모습을 그린 부분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서 근미래 가상 역사물서의 재미가 훌륭했다.

처음엔 책소개를 대충보고 당신들의 조국같은 대체역사물인줄 알았다. 하지만 국가의 사생활은 현재 역사적인 상황을 그대로 유지한채 11년 통일이 되고 16년이 되면 어떻게 될지를 그리고 있는 가상역사 소설이었다. 그래서인지 기발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적어 좀 심심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다른 방향으로 기대치를 잡고 읽어서 그렇지 가상역사 소설인줄 알고 읽으면 재미있을 것이다. 위에 말한대로 그럴듯한 이야기를 풀어 놓기 때문이다.

통일 대한민국의 밤은 폭력으로 점철되어 있고, 통일되었으나 여전히 갈라진 남북 사람들의 갈등은 증오로 일변하고, 그 가운데 온갖 사회악이 암약한다. 지금 남북 휴전 상황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남북 통일 후 상황도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이다. 작가가 300여 권의 책과 논문을 참조하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고 하니 상당히 현실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소설을 읽을수록 통일 못한 지금도 문제거리가 많은데 통일해도 문제니 착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68페이지로 비교적 짧은 이야기인데 그런만큼 전개가 빠르다. 초반에 여러인물들의 소개와 통일 후 한국이라는 배경을 묘사하는 부분은 좀 지루하지만 중반이 되면서 살인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액션신이 펼쳐지고 후반엔 피가 철철 넘치는 총격신이 있어서 짜릿함을 느낄수 있다. 그리고 영화 필름처럼, 각 장면의 풍경을 선명하고 강렬하게 묘사해 즐거움을 더한다. 작가의 광범위한 자료 조사와 정밀한 세계관 구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적어도 나는 문학 이전에 문학에 대한 과학을 잃진 않았다라고 작가가 말했는데 무슨말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처음과 끝에 등장하는 <장자> 속 우화도 이해를 못했다. 오락적인 장르소설처럼 쉽게 읽히는 작품은 아닌것이다. 작품내용도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유머도 없다. 오락적인 장르소설을 즐겨읽는 나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풀고 싶은 문제를 던져 주는 작품이라 나중에 한번 더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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