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야, 제비야 - 봄나무 자연 그림책 1
윤봉선 그림, 이상대 글, 원병오 감수 / 봄나무 / 2005년 4월
평점 :
얼마 전에 공원에 놀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길목 옆 건물 마당에 내려 앉은 새를 보더니 손으로 가리키며 "제비다~"하는 것이다. 정말?? 하는 생각부터 들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쳐다보니 역시나... 제비가 아니라 까치였다. 아이는 까만 몸과 뒤로 튀어 나온 꼬리, 하얀 배 등을 언뜻 보고 제비라고 여긴 모양이다. 아이가 그 차이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집에 돌아오자 마자 이 책을 꺼내서 양 가로 갈라진 꽁지깃이며 날렵한 몸놀림으로 날아가는 제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찌된 일인지 봄이 되어도 제비를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비라도 내릴 듯한 날씨가 되면 마치 묘기를 부리듯 쏜살같이 땅 쪽으로 날아 가던 모습을 보곤 하던 것이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 책의 본문 뒤에 제비 보기가 힘들어진 까닭이 실려 있다. 역시나, 환경 오염 탓이다. 아스팔트 포장으로 집을 지을 때 쓸 흙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농약 사용으로 먹이감 구하는 것이 어려워진 탓이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제비를 보여주려면 전깃줄에 나란히 앉은 제비들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지 못하고 책을 펼칠 수 밖에 없게 되고 말았다.
이 작품은 여름 철새인 제비의 한살이를 세밀화로 담아낸 그림책이다. 음력 삼월삼짇날 무렵, 꽃 피는 봄에 찾아와 처마 밑에 진흙과 마른풀을 반죽하여 둥지를 짓는다. 그 안에 까묵까묵한 알을 낳고 품어, 마침내 태어난 새끼들~. 아직 털도 제대로 안 난 새끼들의 모습까지도 생생하게 그려놓았다. 부리를 쫙쫙~ 벌린 새끼들의 입에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나르는 부모 제비들. 제비는 농사를 해치는 벌레들을 잡아 먹는 익조이다. 책을 통해 다 자란 제비와 새끼 제비의 차이점도 알 수 있으며, 먹이 습성과 한살이 과정의 특성도 알 수 있다. 본문 뒤에는 제비와 관련된 우리 겨레 풍습, 제비들이 겨울을 나는 곳, 제비 종류 등도 실려 있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하는 울음 소리로 동시며 동화 등에 종종 등장하던 제비를 이제 더 이상 가까이에서 볼 수 없게 된 것이 참으로 아쉽다. 환경이 깨끗해지고, 제비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날렵하게 나는 '물찬제비'들을 봄에 다시 맞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