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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대진화 6 - 인간, 끝없는 모험가
고바야시 타츠요시 지음, 서현아 옮김 / 삼성출판사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이 만화 시리즈는 일본 NHK 스페셜로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 <지구 대진화>를 만화로 재구성한 것이다. 형식은 만화지만 내용의 깊이나 설명글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의 연령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다. 지구의 역사와 함께 동갑내기이지만 개성이 다른 두 아이가 다큐멘터리 기획에 참여한다는 설정도 흥미를 지속시켜 주는 요소이다.
준이와 지나는 엄마들의 주선으로 함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NHK 방송국을 방문하는데, 방송국의 책임 프로듀서의 제의로 프로그램에 대한 의문이나 의견을 말하는 시청자 대표가 되어 기획에 참여하게 된다. 각 권 초입부, 중반부, 말미에 두 아이의 개인적인 일상사나 이들이 겪는 감정의 변화 등을 담고 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던 이 둘이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진화를 알아가는 동안 변화를 겪으며 성장해 가는지 모습이 이 책의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의 역사 46억년... 엄청난 수치인 탓에 그것이 얼마나 기나긴 세월인지 언뜻 다가오지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46억년이라는 시간을 일 년에 비유하여 보면 우리가 오래전 옛날이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불과 몇 초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과연 46억 년의 오랜 시간 속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기에 작은 박테리아 형태의 생명이 오늘날의 무수한 생명체로 진화했는지를 파헤쳐 볼 수 있다.
각 권마다 도입부에는 컬러 화보가 실려 있어 눈길을 끄는데 본문은 흑백으로 인쇄되어 일부 내용에서 충격적인 장면-운석 충돌로 야기되는 점 등-에서 느껴지는 시각적인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조금 아쉽게 여겨진다.(이는 흑백 만화가 많이 출간되는 일본의 출판경향임을 감안해야 할 듯) 내용 중간 중간에 실려 있는 <과학 노트> 코너에는 지구의 탄생 및 생명의 진화에 관련된 주제와 내용 및 실험에 관련된 부연 설명이 정리되어 있는데 흥미로운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다.
시리즈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1권 <생명의 별을 만든 큰 충돌>편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역할과 앞으로 전개될 내용, 지구의 탄생과 생명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권 <얼음덩어리 지구>는 지구가 빙하기와 해빙기를 거치는 동안에 일어난 변화를, 3권<바다를 벗어난 생명>에서는 물 속에서 존재하던 생명체들이 육지 생활이 가능한 존재로 진화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4권 <대멸종, 그리고 진화>에서는 2억 5000만 년 전에 일어난 대멸종 사건과 그 원인, 난생에서 태생으로 자손을 남기는 방식을 전환한 포유류의 조상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5권 <대륙 대분열과 생존경쟁> 편에서는 영장류로 진화한 우리 조상들과 거대 조류의 출현, 생존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눈의 기능과 뛰어난 의사 표현 수단인 표정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6권 <인간 끝없는 모험가>편에서는 두 종으로 나뉜 인류와 뇌의 진화 결과를 다루고 있는데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어떤 이유 때문에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인지 흥미롭다. 각종 설명에 대한 관련 실험이나 증거 자료 등도 실려 있으며 연구 분야에서 권위를 가진 실제 전문가들을 만화속에 등장시켜 과학적인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1, 3권을 제외한 나머지 권들의 본문 뒤에 한두 장의 지면을 할애하여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고성 공룡박물관, 국립 서울과학관 등 우리나라에 있는 박물관들을 소개해 놓은 코너도 있다. 지나가 살아 있는 것이 정말 굉장하다고 느낀 것처럼 독자도 이 만화들을 보면서 지구에 닥친 많은 변화와 역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생명의 강인함에 경이로움을 표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