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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보장군 ㅣ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13
정해왕 지음, 한창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평점 :
요즘은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 인기라고 한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면 그 시름과 고단함이 한결 덜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선조들도 힘든 삶 속에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찾고자 한바탕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
<먹보 장군>은 밥을 먹는 양이나 덩치를 보면 장군감인데 보기와 달리 힘을 쓰지 못하던 한 총각이 꾀를 써서 큰 부자가 되는 옛이야기로, 호랑이를 똥으로 때려(?) 잡아버리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정해왕씨가 옛이야기의 맛을 살린 글을 쓰고, 한창수씨가 먹과 동양화 물감을 사용하여 수묵 채색 기법으로 두 볼이 미어지도록 살이 오른 먹보 장군의 모습과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장면을 잘 살려 그려냈다. 국수 먹는 소리, 꽹과리 소리, 똥 사는 소리 등과 의태어 등이 이야기의 흥을 돋워 주고 있다.
하루에 밥 세 솥을 먹어대는 먹성 좋은 식구가 있으면 집안의 기둥뿌리가 흔들릴만하지 않을까 싶다. 커다란 덩치를 보면 장군감이라 '먹보장군'란 별명이 붙긴 했는데, 이 총각 그 밥심은 다 어데를 가고 빈 지게를 지고도 낑낑거린다. 한 마디로 덩치 값도 못하고 밥만 축내고 있으니 결국 동생에게 등 떠밀려 집을 나오는데, 그 먹성이 어딜 가겠는가! 길을 가다 냄새에 이끌려 국숫집에 들어가서는 국수 서른 그릇도 양이 안 차 열 그릇 추가요~~. @@;;
먹보장군이 힘은 없지만 재치는 있어 국숫집 주인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는, 호랑이를 같이 잡자는 사냥꾼을 따라 나선다. 그러나 아무 힘도 없는 먹보장군, 호랑이가 달려오자 겁이 나서는 냅다 나무 위로 도망을 친다! 바지는 흘러내리고, 호랑이 발은 엉덩이에 닿으려 하고... 겁이 질린 먹보장군이 그만 실례(?)를 하고 말았으니.... 뿌지직 뿍뿍~ 이야기에 이 것이 나오면 낄낄거리게 되는, 아이들이 너무 너무 좋아하는 것은? 바로 똥이다, 똥! 그것도 보통 똥이 아니라 엄청나게 먹어대는 먹보장군의 똥이니, 그 양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지~ ^^; 이야기 듣는 아이들이 발랑~ 넘어지지 않을 수 없다. ^^
이 책에는 '어려움에 처해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여 기지를 발휘하라는 교훈이' 담겨 있다고 적혀 있다. 나는 이 이 이야기를 보면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생각났는데, 먹보 장군이 겁에 질려서가 아니라 호랑이를 물리치기 위해 일부러 똥을 쌌다 식의 설정이 책에 쓰인 교훈에 더 적합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 (그랬다면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생각났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