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이와 고양이, 생선을 두고 논하다-누가 먹어야 할까?

훈이와 고양이 ㅣ 꼬마야 꼬마야 14
야자키 세쓰오 글, 조 신타 그림, 방연실 옮김 / 마루벌 / 2006년 7월

 접시에 놓인 맛있는 생선 한 마리, 훈이가 먹을까, 이웃집 고양이가 먹을까? 훈이와 고양이는 왜 자기가 생선을 먹어야 하는지를 각자 밝히며 상대를 설득한다. 독자는 이 둘의 설전을 보며 과연 누가 생선을 먹는 것이 온당하지 고민하고, 과연 누가 마지막에 생선을 먹게 될지 궁금해 하며 책을 보게 된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꼬마야 꼬마야 시리즈 중의 한 권. 

  이 작품의 그림은 <나의 크레용>, <바늘 부부, 모험을 떠나다>, <로쿠베, 조금만 기다려> 등의 작품에서 단순하면서도 개성있는 그림을 그린 초 신타가 맡았다. 표지 그림에서 보이듯 마치 덜 다듬어진 아이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림 전반에 걸쳐 노란색과 파란색, 이 두 색을 혼합한 듯한 연두색이 주조를 이루어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사실 처음 생선이 있던 위치-훈이네 집 부엌-를 생각해 보면 담장 위에 앉아 이를 노리고 있는 이웃집 고양이가 아니라 훈이가 먹는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비릿한 바다내음을 풍겨대는 생선은 모든 고양이의 로망이 아니던가~. 훈이가 견제를 하자 고양이는 자기가 먹는 것이 생선에게 더 좋을거라며 이런 저런 이유를 댄다. 생선을 먹으면 "생선아, 내 안에 너 있다!"가 아니라 "생선아, 네가 곧 나이니라~" 이런 논리라고나 할까? ^^

 고양이가 내세우는 논리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데, 그렇다고 이대로 생선을  잘난 척하는 고양이에게 넘길쏘냐! 훈이도 바다 이야기를 들려주며 슬쩍 자신의 논리를 편다. 마당에 널린 이불은 먹은 생선을 기억하는 증거라 이 말씀! 하지만 고양이도 자신의 로망인 생선을 두고 그냥 물러날 수야 없는지라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은 결말을 낸다. ^^ 생선을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 훈이와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슬며시 웃음이 나오게 된다. 냉장고에 맛난 복숭아가 딱~ 하나 남았는데 누가 먹을지 아이들이랑 논해 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