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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밤이 좋아요 ㅣ 꼬마야 꼬마야 13
마이클 두독 데 비트 지음, 배소라 옮김 / 마루벌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어릴 때부터 밤을 무서워 한 작은 아이는 여덟 살이 되어서도 밤에 잘 준비가 끝나면 작은 불이라도 밝혀 놓아야 안심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사실 어른인 나도 캄캄한 밤에 혼자만 있을 때 괜히 무서운 상상 같은 거 하게 되고 더럭 겁이 나서 잠이 안 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억지로 잠을 자려고 애쓰지 않고 책을 펼쳐드는데 좀 읽다 보면 졸음이 몰려와 잠이 들어버리기도 하고 책에 심취하여 밤을 꼴딱 새우기도 한다. 흔히 하는 말 중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는데, 어두운 밤이 오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밤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꼬마야 꼬마야 시리즈로 나온 <이제 밤이 좋아요>는 밤을 무서워하는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전등스위치가 불을 끄기도 하지만 밤을 켤 수도 있다는 내용의 <밤을 켜는 아이>가 발상의 전환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라면, 밤을 무서워하는 꼬마 비버에게 다른 비버들이 밤의 즐거움을 알려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그림책은 아이들과 밤에 해볼만한 것들을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해지는 것을 보며 한숨을 쉬는 꼬마 비버에게서 밤이 무섭다는 말을 들은 비버들은 꼬마 비버가 밤을 좋아할 수 있도록 밤에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것들을 하나, 둘 알려준다.
언덕 위에 가서 달구경하며 노래 부르기, 어두운 숲 속 풀밭에 앉아 하늘(?) 살피기, 밤에 호수에서 수영하기 등을 함께 하면서 꼬마 비버는 기분도 점차 나아지고 밤을 무서워하는 마음도 조금씩 가신다. 드디어 밤의 묘미에 눈을 뜨고 매료된 꼬마 비버는 또 어떤 것을 할지 묻는데 이번에는 친구 비버들이 한숨을 쉬며 말한다. 뭐라고 말했는지는 비밀~. ^^ (단순하면서도 적절한 그 한 마디에 살짝 웃음이 나왔다.)
이 책에 나오는 방법들을 직접 해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손 그림자놀이, 별자리 찾아보기 등 실제로 밤에 할 수 있는 놀이로 어떤 것들이 있을지 아이와 의논해서 골라봄이 어떨까 싶다. 노란색과 파란색 계열의 단순한 색채로 밤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으며 비버를 귀엽게 형상화하여 한 손에 들어오는 폭신한 인형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내용도 짧은 편이고 잠자리에서 가볍게 읽어주기 좋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