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병정과 꼬마 숙녀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1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조르쥬 르무안느 그림, 안인희 옮김 / 마루벌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안데르센 동화는 그림형제나 샤를 페로의 동화와 함께 어린 시절에 감성을 풍부하게 해준 작품들이다. 그 때는 성냥팔이 소녀, 인어 공주, 그리고 외다리 장난감 병정 등의 작품을 읽으면서 슬픈 마음에 그저 눈물만 흘렸을 따름이었다. 그러다 부모가 되어 아이들에게 옛 이야기나 명작을 접해주면서 작가의 삶과 작품의 배경이나 원작 등의 정보를 찾아보게 되고, 안데르센의 동화는 왜 슬픈 결말이 많은지도 알게 되었다. 발레리나 인형을 흠모한 외다리 장난감 병정 이야기는 유명한 오페라 가수였던 한 여인-제니 린드-을 사랑했지만 짝사랑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던 안데르센 자신의 모습이 배여 있는 작품이다.

<장난감 병정과 꼬마 숙녀>는 안데르센의 이야기에 조르주 르무안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다른 장난감 병정들과 달리 재료가 모자라 다리가 하나뿐인 장난감 병정은 종이 성에 세워져 있는 꼬마 숙녀에게 반한다. 꼬마 숙녀는 발레리나로 춤을 추느라 한 쪽 다리를 하늘 높이 치켜세우고 있는데 장난감 병정은 이를 모르고 자기처럼 다리가 하나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름다운 꼬마 숙녀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외다리 장난감 병정에게서 맑은 목소리와 미모를 지닌 제니 린드를 짝사랑하지만 아무 말도 못했던 안데르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창가로 옮겨졌다가 바닥에 떨어지고, 길에서 놀던 소년들에 의해 종이배에 실려 도랑을 떠다니다 물 속으로 잠겨 버리고, 물고기에게 잡아 먹히고... 이처럼 겁나는 상황이나 위험에 처한 순간에도 용감한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았던 장난감 병정은 내내 꼬마 숙녀만을 생각한다. 소년에 의해 난로 속에 던져져 녹는 와중에도 장난감 병정은 꼬마 숙녀만을 바라보는데 그 때 운명의 장난처럼 꼬마 숙녀도 난로 속으로 떨어져 함께 타버린다. 책장 한쪽 면의 테두리를 두른 공간 안에 본문을 배치한 편집 방식이 깔끔해 보인다. 다만 발레리나인 꼬마 숙녀의 모습이나 의상을 본문에 묘사된 대로, 그리고 좀 더 우아하게 그려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후반부에 세 아이가 모여 있는 그림에서 왼쪽 벽에 남자 초상화가 하나 걸려 있는데, 그림 속의 남자의 얼굴 이미지가 작가인 안데르센을 그려 놓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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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6-03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데르센은 너무 슬퍼요. 가혹할 정도로...
저는 어렸을 때 안데르센 동화 읽고 너무 슬퍼서 별로 안좋아했는데....분홍신은 너무 무서워했고, 인어공주는 너무 슬퍼서 엉엉 울고 다시는 안 읽었고....ㅠ.ㅠ
어린 마음에는 해피엔딩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
근데 안데르센 자서전은 보고 싶네요.

아영엄마 2006-06-0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면 저자의 삶 자체가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큰 아이도 좀 커서 그런가, 슬픈 이야기는 싫다고 한 번 보고는 다시 안본다고 그러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