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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노 왕자와 마술 피리 ㅣ 0100 갤러리 14
에카르트 헨샤이트 지음, 장순란 옮김 / 마루벌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그림책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마적(魔笛)>의 내용을 토대로 에카르트 헨샤이트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쓴 글과 미하엘 조바의 그림이 결합되어 탄생한 작품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미하엘 조바는 오페라 <마술 피리>의 무대 장치와 의상을 담당하면서 얻은 영감으로 이 작품의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의 한 쪽 면에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소개하듯이 인물 위주로 그려 놓고, 다른 쪽 면은 공연을 하는 무대 공간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무서운 용을 처치한 세 여인이 건네 준 그림 속 소녀, 파미나 공주의 모습에 반해 버린 타미노 왕자. 그의 앞에 별의 왕국 지배자인 밤의 여왕이 갑자기 나타나 해의 왕국에 잡혀 있는 자신의 딸을 구해달라고 한다. 밤의 여왕은 해의 왕국의 지배자인 자라스트로를 사악한 인물로 규정하는데 정작 자라스트로는 밤의 여왕으로부터 공주를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행위의 목적은 잠시 제쳐두고 과연 밤의 여왕의 입장에서는 딸을 데려간 자라스트로의 행동이 선한 행위로 여겨질까? 타미나 왕자와 파미나 공주는 자신들의 사랑을 시험받게 되고, 이야기 초반에 타미나 왕자와 동행하고 함께 시험을 치르게 된 반인반조의 모습을 한 파파게노는 그의 신부가 될 거라 말한 파파게나와 함께 이 이야기의 조연으로 웃음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품 속의 소도구로 등장하는 '마술 피리'는 세 여인이 왕자에게 준 것으로 이를 불자 곤충들이 모여드는데 이 작품에서 그것이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는 잘 모르겠다. 마술 피리는 나중에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한 번 더 언급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오페라 <마술 피리>의 줄거리에 충실한데 이야기 진행상 군데군데 상세한 설명이 생략된 부분-왕자와 공주가 마지막 시험을 어떻게 통과했는지-들이 있어 미흡하게 여겨졌다. 오페라 <마술 피리>를 본 적이 없어 공연 상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잘 모르겠으나 배우들의 행동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을 책으로 구현하려고 글로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뒤쪽에 첨부된 <덧붙이는 글>에 오페라의 역사와 <마술 피리>의 장르, 세 개의 문과 3의 상징성, 등장인물의 특징, 아리아에 관한 설명 등이 실려 있어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작품 후반부에서 밤의 여왕이 딸 파미나 공주에게 칼을 주며 자라스트로를 죽이라고 명령하는 부분이 언급되는데 이 장면은 오페라 <마술 피리>에서 딸의 거절에 분노한 밤의 여왕이 "아리아-'지옥의 복수(Der Holle Rache)"를 부르는 부분으로 조수미씨나 키메라의 록오페라 형식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오페라 쪽은 문외한이라 오페라의 내용이나 노래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전무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정보를 검색한 덕분에 나도 아이들도 노래를 들어보게 되고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들도 접해 볼 수 있었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내가 어린이 책을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