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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ㅣ 미래그림책 41
유리 슐레비츠 지음, 양녕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유리 슐레비츠의 작품은 지금까지 네 권(<황금거위>,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와 하늘을 나는 배>, <비밀의 방>, <비오는 날>)을 보았는데, 이번 그림책은 펜으로 그림을 그린 <비오는 날>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속표지에부터 그림이 그려진 작은 동그라미로 시작하여 그림이 커졌다가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 다시 작아져 작은 동그라미로 끝을 맺는 구조도 비슷하다. 창가에 놓인 어스름한 인형의 형체나 낡은 건물과 너저분한 골목의 풍경이 주는 어두운 느낌이 왕을 비롯한 일행의 등장으로 색채감을 더해주면서 밝은 느낌으로 전환된다.
월요일 아침에 왕과 왕비와 어린 왕자와 '나'를 만나러 찾아온다. 그런데 그들이 만나고자 하는 '나'는 집에 없다. 화요일, 수요일..., 마침내 일요일 아침이 되어 왕, 왕비, 어린 왕자, 기사, 근위병, 요리사, 이발사, 광대, 작은 강아지로 불어난 이들 일행으로부터 정중한 인사를 받으며 서 있는 아이의 얼굴에는 부끄러운 듯 살짝 웃는 수줍은 미소가 어려 있다. 그러나 아이가 카드를 손에 들고 있는 마지막 장면을 접하는 순간 마음이 아려오고 만다.
'나'를 매일 만나러 찾아와 주는 일행들이 아이가 만들어낸 상상 속의 인물들 일 것이라는 짐작을 하고 있었더라도 이들이 아이가 펼쳐놓은 카드 속의 인물들이고, 액자 속에 든 강아지임을 알게 되니 가슴이 찡해질 수밖에 없다. 아이가 주변 사물이나 장난감을 살아있는 존재로 상상한다는 것 자체는 즐거운 일이 될 수 있겠으나 작가는 독자가 작품 속의 '나'의 모습에서 아이의 외로움을 절로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해 놓았다. 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른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이긴 하지만 아이는 내내 혼자이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아이의 모습이 더욱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이유는 그것일 게다.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는 요일의 변화와 찾아오는 왕실 일행이 한 명씩 늘어나는 요소가 부가되어 유아들에게 보는 재미와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 같은 단어, 문장이 반복되면서 변화를 주고 있는 간결한 문장 또한 읽는 즐거움을 준다. 이 작품은 요일과 음식 이름을 반복적인 운율 속에 담고 있는 <Today Is Monday(오늘은 월요일)/에릭 칼>의 작품과 비교해 볼 때 이야기적인 요소가 더욱 강한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