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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놀다 올게요!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58
팻 허친스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아기 동물들이 농장 바깥으로 놀러갔다 돌아오는 이야기를 담은 이 그림책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은 '참 평화롭고 안전해 보이는구나!'하는 것이었다. 주위에 온통 건물들만 들어서 있어 놀 곳도 마땅치 않은데다가 수시로 차들이 쌩쌩~ 달려 나오는 등 불안하기 그지없는 환경에서 잠시나마 놀곤 하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 볼 때 아기 동물들이 뛰어노는 농장 밖의 세상이 한없이 좋아 보일 수밖에 없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곳에서 마음껏 뛰어 놀았으면... 하는 부러운 마음이 가득~. 아침을 먹고 난 아기 동물들-아기 돼지, 아기 양, 송아지, 망아지-이 엄마에게 놀러 갔다 와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는 농장 밖 풀밭으로 놀러간다.
- 아기 동물들의 물음에 "멀리 가지는 마라, 점심 먹을 때까지 돌아와라" 라고 주의를 주는 엄마 동물들이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집 밖을 나갈 때면 "차조심해라.", "언니 오빠들 따라 간다고 너무 멀리까지 가지는 마라", "한 시간만 놀고 들어와!"라는 잔소리를 아이들 꽁무니에 늘 따라 붙이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잠시 웃음이 낫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있는데, 아이들에게도 이 부분을 가리키며 한마디 한다. "거 봐, 엄마들은 다 똑같다니까~" ^^
아기 동물들은 사과나무 아래에서 어지러울 정도로 빙빙 돌며 잡기 놀이도 하고, 마른 풀 더미 근처에서 온 몸에 마른 풀이 묻을 정도로 숨바꼭질 놀이도 한다. 다리가 아프도록 순무 밭을 뛰어다니고, 온 몸이 젖을 정도로 물웅덩이에서 찰박찰박 물장난을 치는 등 아침이 다 가도록 한껏 놀이를 즐긴다. 이런 놀이들, 우리 아이들도 무척이나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놀이지 않은가. 아이들이 부러워할만하다. 실컷 놀고 나니 배가 고파진 아기 동물들은 아까는 배가 고프지 않아서 먹지 않고 지나쳤던 순무, 마른 풀, 맛있는 사과를 먹기 위해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것들이 하나도 없다! 주변 환경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란 아기동물들은 당황하고 불안해한다. 길을 잃은 게 아닐까? 길을 잘못 찾아왔나 봐!
아, 그러고 보니 아기동물들이 노는 모양만 보느라 나도 놓치고 있었지 뭔가. 아기동물들이 다른 곳으로 가서 노는 장면 왼쪽 옆쪽으로 무엇인가가 하나씩 나타난 것을 말이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엄마 동물들은 기쁘기만 하다. 엉덩이 툭툭~ 두드려주며 입말로 하자면 "아이구, 장한 내 새끼, 길도 잘 찾아오지!!" ^^ 펫 허친즈는 동물들의 모습을 참 독특한 형태로 묘사하는 것 같다. <점점 작게 점점 크게>에 나오는 동물들은 털실뜨게옷을 입은 통통한 솜인형 같은 느낌을 주더니 이번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각 다리 관절의 움직임이 가능한 나무 인형 형태로 그려 놓았다. 개인적으로 농장 주위를 두르고 있는 색색의 꽃이 핀 덤불들이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든다. ^^
- 이 책을 보다가 아이가 일전에 놀러나갔다가 함께 다니던 언니 오빠들을 골목에서 놓쳐서 길을 잃어버렸는데 다행이 잘 찾아왔노라는 경험담을 늘어놓았다. 그래, 장하다, 내 딸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