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과 뱀과 밤 - 아메리카인디언 미래아이 세계의 옛이야기 4
이브 베니에 그림, 디안느 바르바라 글, 곽노경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이 그림책은 방울뱀이 독을 가지게 된 사연을 들려주는 아메리카인디언의 옛이야기를 담고 있다. 표지 그림을 보니 뱀의 모습이 상당히 근사해 보이는데 크기로 봐서는 사람보다 더 크다는 '아나콘다'라는 뱀이 연상된다. 이야기 속에서 뱀 왕으로 등장하는데 한 종족의 왕이라면 이 정도의 위엄은 느껴져야지 싶다.^^ 첫 장면은 주황색 계열의 색감이 확~ 다가오는데 밤이 사라진 탓에 이글거리는 불볕더위로 세상 모든 것이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들이 밤의 안식이 찾아 들지 않아 고통받을 때 뱀들만은 밤의 마법을 지녔기에 그 고통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다.  

 인디언 종족의 추장-뱀이 사는 신전, 추장의 모자에 뱀 장식이 보이는 것이, 뱀을 숭상하는 토템을 가진 종족인 듯-이 뱀나라 왕에게 밤을 얻기 위해 활과 화살을 선물로 가져가지만 뱀의 화만 돋우게 된다. 왜냐! 뱀에게는 손이 없지 않은가~. 자고로 선물은 받는 당사자에게 유용하거나 어울리는 것이어야 하는데 추장이 들고 간 선물은 그런 의미에서 적당치 못 했으니 거절당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하여 새롭게 준비한 선물이 바로 딸랑이! 뱀왕은 추장이 꼬리 끝에 달아준 딸랑이가 마음에 들었는지 밤을 조금 나누어 준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방울이 꼭 마라카스처럼 생겼다~ ^^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을 떠올려 보건데 방울뱀이 꼬리를 흔들 때 나는 소리도 마라카스를 흔들 때 나는 소리랑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뒤이어 뱀은 화살에 바르는 '독'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이는 뱀 왕이 자기 종족 전체를 위한 것을 얻으려 한 것이다.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왕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뱀이지 않은가? 밤이 절실하게 필요한 인디언들은 뱀의 제안대로 열심히 독을 모으고, 독을 얻은 뱀은 큰 자루를 건네면서 마을에 닿기 전에는 열어보지 말라는 조건을 단다. 물론 추장은 신의를 지키고자 하지만 대게의 이야기들을 보면 뭘 하지 말라고 하면 꼭 그 일을 하게 되거나 그런 상황이 발생하고 말지 않던가... ^^;; 아이들은 동물들이 서두른 것이 잘못이라고 하지만 독의 위협에 노출될 수 있는 사람이나 동물들 입장에서는 모든 뱀들이 독을 가지지 못한 것이 좋은 결말에 속하지 않을까? 아무튼 가장 중요한 것은 딸랑이를 지닌 뱀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것!

 꼬리에서 방울소리를 낸다고 하여 우리말로는 방울뱀이라고 부르는 뱀의 영문 명칭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rattlesnake라는 단어가 나온다(rattle에 덜걱거리는 소리, 딸랑이 등과 [향음기관]-방울뱀의 꼬리라는 뜻이 들어 있다). 방울뱀의 서식지가 아메리카 지역으로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는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크기도 작은 편이고 글자도 많지 않은  편인 세계 옛이야기 시리즈는 4권이 나와있는데 그 시리즈 중에서 우리 아이들이 특히 재미있게 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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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09-14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사연이 있었군용.. 재밌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