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그린 새 그림 꼬마야 꼬마야 12
조미자 글.그림 / 마루벌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엄마가 새그림을 그려줍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은 작가 본인의 어머니가 손주에게 그림을 그려주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을 보고 만든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엄마나 할머니(또는 다른 가족)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거기다 그림까지 그리면서 들려준다니, 아이들이 얼마나 재미있어할지 상상이 간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해주면 무척 좋아했을 텐데 재미있는 그림책을 보여주고 읽어주는 것에 치중하다보니 실제로 내가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준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림실력이 딸리는 탓도 있고 - 물론 우리 아이들이야 엄마가 정말 그림 잘 그린다며 감탄을 하지만.. ^^*- 이야기를 창조해 내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다가 아이들의 재촉이 있고서야 가뭄에 콩 나듯이 그림을 곁들인 이야기 들려주기를 해주곤 하는데, 이 그림책을 보니 그런 과정이 이렇게 아담한 그림책으로 나올 수 있구나 싶어진다.

엄마가 처음에 그려준 새는 세 마리. 아빠새, 엄마새, 아기새.. 그런데 다음 장면에서는 두 마리의 새만 등장하는지라 처음에는 아기 새는 왜 그리지 않았을까 의아해했다. 아이에게도 "이상하다. 분명히 처음에는 새가 세 마리였는데 아기새가 안 보여~"라는 말을 하며 두어장을 읽어주고 넘어갔다. 그러다 마침내 아기새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발견한 나는 그림을 건성으로 본 나 자신을 속으로 나무라면서도 그 사실을 아이보다 먼저 발견한 것에 신이 나서 얼른 아이에게 "뭐야~ 인제 보니까 아기새도 그림 속에 있잖아! 여기 봐, 엄마새 안에 들어 있지?"라고 외쳐댔다. 그리고 한 그림은 여백 속에 새의 두상 부위를 담고 있는데 자칫하면 놓치고 지나갈 뻔 했지 뭔가~.

 그런데 작가는 왜 아기새를 엄마새 뱃속에다 그렸을까? 아기새가 엄마 뱃속에 아직 자라고 있는 중이라서 그렇게 그린 것일까(실제라면 알의 모습이어야 하겠지만), 아니면 늘 엄마 곁을 따라다니는 아이의 모습을 그림 속에 담으려고 한 것일까? 사람으로 치면 늘 손을 잡고 다니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새 가족이 산책하는 곳들은 만약 내가 새가 된다면 한번쯤 가보고 싶을만한 곳이다. 향기로운 내음이 가득한 아름다운 꽃밭, 싱그러운 나뭇잎이 무성하고 맛난 열매가 달린 나무, 넓고 파란 하늘 등등.. 

  새가족이 집으로 돌아와 앉은 '엄마가 널어놓은 이불'은 퀄트로 만든 것 같은 모양인데, 그 네모 조각 속에 지금까지 새 가족이 지나온 풍경들이 하나하나 들어 있다. 그림조각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어떤 풍경이었는지,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아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평온하면서도 따뜻한 오후의 아늑한 일상을 느끼며 책장을 덮고 나니 나도 우리 아이들만의 그림책 작가가 되어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아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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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8-22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림실력이 워낙 꽝이라.... 어떤 때 보면 예린이보다 내가 못한게 아닐까 싶어 그런 생각은 안나겠지만 책은 재밌겠네요. 아영엄마님의 세심한 리뷰가 더 좋아요. ^^

아영엄마 2005-08-22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아. 벌써 시작을 해야 하는 걸까요? ^^:;
바람돌이님/음..뭐랄까, 흥미진진한 재미보다는 잔잔한 느낌을 주는 영유아 그림책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