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 유령이 내게로 왔어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아, 나에게도 수호천사가 있었으면...'(거기다 좀 더 보태서 이왕이면 모 광고에 나온 원빈처럼 잘생긴 천사라면 금상첨화일테고)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보곤 하는데 이 책은 멋진 천사는 아니지만 나스티의 곁에 머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숙제를 도와주고, 두려움을 없애주는 유령 아줌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난히 겁이 많은 나스티는 친구 티나의 수호천사가 그려진 펜던트 목걸이를 보고는 베르거 부인에게 의논을 하러 간다. 왜냐하면 종교가 없는 나스티의 엄마, 아빠는 천사도, 수호천사의 존재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베르거 부인이 선물한 수호천사 책을 보고 있는 나스티에게 아빠는 ‘믿고 싶은 사람은 마음 편히 믿어도 되겠지.’라고 말하긴 하지만 덧붙여 ‘사고를 당한 아이들의 수호천사는 대체 어디 있는’것인지, ‘죽어 버린 불쌍한 아이들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반문한다.

나스티는 친구와 다투다가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다고 느끼게 되는데, 혼자 집을 지키던 밤에 무서운 영화에 눈이 가서 겁에 질린 순간에 마침내 ‘로자 리들’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누군가 대신 TV를 꺼준 것이다! 사실 형체도 없는 존재가 말을 걸고, 발자국을 남기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의자에 앉는 기색을 보인다면 기절할 일이지 싶다. 그런데 이 유령 아줌마, 안경을 꼈으며 흰 머리가 드문드문 나 있고, 늙고 뚱뚱한데다가 오래 서 있으면 발이랑 허리까지 아프단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유령이라면서 날지도 못한단다! 물론 거기에는 슬픈 사연이 있지만 생략하고 아무튼 나스티는 이 이웃집 아줌마 같은 이 수호 유령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늘 함께 있고 싶어 한다.

비밀은 아무리 조심해도 언젠가, 어느 순간에는 탄로가 나는 법인가 보다. 나스티의 수호 유령인 로자 때문에 가족간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로자가 사라지는 바람에 가족들이 또 한 번의 우여곡절을 겪는다.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긴 했지만 수호 천사를 믿지 않는 엄마, 아빠가 로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서 참 다행이구나 싶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나스티의 눈에 눈물이 고였을 때, 나도 왠지 마음이 아프고 허전해졌다. 어쩌면 내가 욕심쟁이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만인을 지켜주고 도와주는 천사도 좋지만 솔직히 나는 나만의 수호 천사(이든 유령이든)를 갖고 싶다. 그리고 어쩌면 먼 훗날에 내가 누군가의-우리 아이들이라면 더 좋겠지만- 수호 유령이 될지도 모르지 않는가! 다만 나 역시 많이 걸으면 허리까지 아픈 데다가 두꺼운 안경을 껴서 맹꽁이처럼 보이는, 그다지 멋지지 않은 모습의 수호 유령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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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6-3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박하지만 좋은 글이네요.

아영엄마 2005-06-30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께서 너무 거한~ 리뷰를 올리셔서 리뷰 안 올리려다 올린겁니다. ^^

바람구두 2005-06-30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그그.... 추천해주고 타박 들을 줄이야...

아영엄마 2005-06-3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타박은 무슨! 님의 리뷰 앞에서 기죽었다는거죠..추천 감사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