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의 매력 1
브루노 베텔하임 지음, 김옥순.주옥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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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자신이 어릴 때 읽었던 옛이야기, 명작, 전래 등등의 이름이 붙은 이야기들을 어른이 되서 다시 접하면서 점차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릴 때는 그 이야기들에 빠져들고, 주인공에게 동화되고, 감동과 슬픔에 눈물을 흘렸으며,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면서 상상의 나래를 폈던 내가 어른이 되어 아이들에게 그런 이야기들을 접해주려고 보니 눈에 거슬리는 부분들이 왜 그리 많던지...  어째서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자는 다 아름답고, 착하고, 수동적이며 남성에 의해 구출되거나 결혼으로 귀결되는가 등등, 아이들 책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정보 등을 찾아보면서 옛이야기를 더욱 비판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는 되도록이면 적게 보여주게 되었는데 다른 시각으로 옛이야기에 접근하는 강의나 글을 접하고, 또한 이 책을 읽음으로서 옛이야기에 숨겨진 의미들을 알게 되면서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1권에서 신화 및 우화를 비교 대상으로 들어 옛이야기의 장점을 거론하고 있으며, 2권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미녀>등의 동화를 분석한 부분을 통해 이야기의 이면에 숨겨진 각 장치(피, 잠, 행동, 나무, 신발 등등)가 지니는 의미를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은 주인공을 학대하는 나쁜 계모나 형제의 등장을 통해 자신에게 억압된 감정을 전이하거나 나쁜 사람은 벌을 받거나 죽임을 당하는 결말 등을 통해 얻는 카타르시스를 통해 세상을 대면할 힘을 얻는다고 한다. 초자아나 무의식에 작용하는 부분들, 오이디푸스적인 행동 등에 대한 설명이 많이 나오는데 심리학에 관한 지식이 없어도 내용을 이해할 순 있겠으나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종종 등장하는지라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어보기도 했다. ^^* 

 신델렐라와 유사한 내용이 중국에도 전해 내려오는 등 옛이야기는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유형을 찾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서양의 전래이야기나 동양의 전래이야기에서 비슷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본성의 근간은 어디서나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옛이야기가 주는 잇점을 모두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는 힘들겠으나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의 원형이 작가에 의해 이야기의 본질이 왜곡된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일반인이 그런 원형을 일일이 찾아내어 읽어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옛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분석을 하려는 시도 또한 일반 독자가 하기는 어려우며, 그런 식으로 접근하다보면 이야기가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옛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알고 있는지 탐색하거나 일일이 설명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함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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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5-3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까지 읽고 리뷰 쓴 건데 2권에 쓸 걸 잘못했나.. 추천하신 분이 계셔서 삭제하기도 그렇고..

2005-05-30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부후사 2005-05-30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도 찍습니다~

2005-05-30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30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icare 2005-05-31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래동화의 여성관 세계관이 마음에 들지않아 계속 아이에게 읽어주기를 망설였습니다. 종이봉지공주라든가 신데왕자등등을 읽어주었지요. 그러나 아이는 어떻게 저절로 그런 동화에 빠져들어서는 유치원에서 책을 빌려주는 날이면 꼭 콩쥐팥쥐류의 전래동화를 빌려오더군요. 관심이 가는 책이네요.

아영엄마 2005-05-31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메테우스님/추천 감사~
하니케어님/이 책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전래, 옛이야기에 대해 고심하신 적이 있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라 사료되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