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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현경의 가족관찰기
선현경 지음 / 뜨인돌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지인의 선물로 드디어 선현경씨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잡지와는 거리가 먼 편이라 <가족관찰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나 작가의 그림책인 <이모의 결혼식>은 관심을 가지고 살까말까 망설이다 접은 이력이 있어서 작가의 책은 본 적도 없으면서 '드디어'라는 표현을 써가며 아는 척을 한다. ^^;(이우일씨의 그림책인 <장난감 코끼리 몽크>는 보았으니 혹여 저자가 이 글을 보면서 본인의 그림책을 안 사본 것에 서운함이 있더라도 반쯤 삭히시길...)
이우일&선형경씨네 부부는 둘 다 집에서 작업(그림)을 하는지라 <비빔툰>의 정보통&생활미네처럼 회사원과 전업주부가 살아가는 생활패턴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아이나 다른 가족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이나 가족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은 비슷한 것 같다. 작가의 집에는 카프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는데 우리집에는 새하얀 외양은 닮았으되 샤프해 보이는 것과는 거리가 먼 강아지 한 마리가 일전에 새로운 가족으로 입양되었다. 넓적한 면상을 지녀서 내가 못난이라고 투덜거리는(가끔은 귀엽게 굴기도 하지만...) 이녀석은 먹을 것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데, 카프카가 널부러져 자는 모습이나 우리집 땡땡이가 자는 모습이나 비슷한 것 같아 웃음이 나기도 했다.
신혼여행을 일 년 가까이 다녀 온 이력부터가 범상치 않은 이 부부는 사는 모습도 여느 가정의 일상과는 다른, 유별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모의 결혼식>의 배경이 된 크레타 섬으로의 여행에 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었고, 생활 방식-부군이 마트에서 쇼핑하는 걸 좋아한단다.ㅎㅎ-, 그들의 취미도 알게 되었는데, 수첩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은서에게 예쁜 아바타 수첩이라도 하나 사보낼까~ 싶기도 했다. 책을 덮으면서 나에게도 글솜씨, 그림솜씨가 있다면 우리 가족관찰기를 써보고 싶다는-평범한 일상을 보여줄 수 있을 뿐이지만- 생각이 들었다.
다시 <비빔툰>과 이 책을 비교하자면 우선 형식면에서 차이가 있는데, 전자는 만화가 주를 이루는데 비해 이 책은 한 쪽에 글이, 다른 한 쪽에 만화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비빔툰>은 두 아이를 둔 우리집의 일상과 비슷한 점들이 많아 고개를 끄덕이곤 했는데 이 책에서는 독특한 개성과 생각을 지닌 세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내가 아줌마여서인지 "아줌마, 그 첫번째, ~두번째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자식을 낳아 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 하지 않던가... 아줌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여~, 아줌마가 되어 보지 않고 아줌마를 논하지 말지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