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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 ㅣ 난 책읽기가 좋아
다니엘 포세트 글, 베로니크 보아리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게도 학창시절 '칠판앞..' 이 말만 들어도 공포감이 몰려오는 시간이 있었으니, 바로 수학시간! 수학 선생님이 오늘이 며칠이냐라는 질문을 던지면, 그것은 곧 그 날에 해당하는 번호의 학생이 앞으로 나와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공포의 수학시간은 공부 잘하는 몇몇 아이를 빼고는 정말 앉아 있고 싶지 않은, 특히 나처럼 수학을 싫어하고 못하는 학생에게는 정말 일분 일초가 길게만 느껴지던 시간이었다. 에르반이 목요일마다 칠판 앞에 나가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싫어서 배가 아팠던 것도 충분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나 역시 수학과목이 들어 있는 날에 내 반번호가 해당될 때면 정말 학교 가기가 싫어서 꾀병이라도 부리고 싶은 심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르반은 수학 선생님이 연수를 가시고 대신 오신 비숑 선생님에게서 뜻밖의 모습을 보게 된다. 비숑선생님은 처음으로 학생들 앞에 쓰신 것처럼 당황하는데, 선생님이 자기처럼 당황하는 모습을 발견하자 그동안 수학시간이 괴로웠던 에르반은 갑자기 용기가 생겨난다! 왠지 에르반이 어려움에 처한 공주를 구하러 나타난 용감한 왕자처럼 여겨졌다. 에르반이 전과는 달리 용감하게 칠판 앞에 나가서 구구단을 틀리지 않게 외우는 모습을 보고 반친구들도 놀라지 않았을까~
두려워 하는 일 앞에서 용기를 내는 것은 매우 어렵긴 하지만 한 번 해내고 나면 '이렇게 쉬운 일을 두고 그동안 겁을 내서 못했구나..' , 또는 '나도 이젠 할 수 있어!" 하는 생각과 자신감이 들 것이다. 이제 에르반 자신도 용기를 얻었을 것이고, 앞으로 수학시간이 겁나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이 책 보면서 선생님도 예전에 자기가 학생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칠판 앞에 나서길 꺼려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좀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