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야! - 개정판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지음, 위정현 글, 한병호 그림 / 계수나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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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소문 때문에 황당한 일을 겪어 본 적이 있는가!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라는 속담처럼 말은 순식간에 퍼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 동안에 이야기의 본질은 점점 모습을 감추고, 말을 전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추측으로 메꾸어 지면서 엉뚱한 이야기로 완전된다는 것이다. 이 그림책은 안데르센이 쓴 글에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인 한병호님이 그림을 그렸는데 두 가지가 잘 어우러져 재미를 더해준다. 아이도「꼬꼬댁 꼬꼬는 무서워」를 그린 사람과 이름이 같다는 걸 알아보던데 그 그림책에도 이 책과 유사한 형태로 그려진 닭이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닭을 직접 기르면서 관찰하였다고 함). 털이 다 뽑혀 맨 살을 드러낸 볼품없는 닭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자, 그러면 사소한 말 한마디가 과연 어떻게 변질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를 통해 소문이 생성되는 과정을 따라가 보면서 과연 어떤 부분이 덧붙여지고 달라졌는지 비교해보도록 하자. 암탉 한 마리가 털 손질을 하다 깃털이 하나 떨어져 나가자 ‘어, 깃털이 빠졌네. 깃털을 더 뽑으면 더 날씬하고 아름다워질 거야.’라고 말한다.  다른 암탉이 이 말을 듣고 자기 옆자리 암탉에게 들려주는 말에 이미 ‘수탉에게 잘 보이려고’라는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져 있다. 이제 이야기는 한 다리를 건너 근처에 사는 부엉이 가족의 귀에 들리고, 부엉이 엄마는 다른 이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이웃 부엉이에게 건너간다. ‘깃털을 모두 뽑아 버린...’이라는 생기지도 않은 일을 마치 자기가 본 것처럼 떠들어 대는 모습을 보라~. 소문은 이렇게 조금씩 덧입혀지고 부풀려지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간다.

  털 뽑은 암탉은 한 마리가 두 마리가 되고 나중에는 죽은 닭 세 마리가 되어 있다. 마침내 ‘암탉 다섯 마리가 깃털을 몽땅 뽑아버렸대… 피를 흘리고 죽었대…’ 깃털 하나가  다섯마리의 죽음으로 변모하다니, 소문의 힘은 놀랍지 않은가? 거기에 진실이 차지하는 비율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말을 옮길 때는 백 번을 조심해야 한다.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두 마디를 덧붙이고, 자신의 생각을 첨가하여 말이 돌기 시작하면 나중에 이야기 속의 당사자에게 큰 피해를 끼칠 수도 있는 것이다. 소문의 본질이 어떠하다는 것을 안다면 가급적이면 남의 이야기는 옮기지 말 것이며, 다른 사람이 전해주는 소문도 자신이 확인하지 않은 이상 100% 믿어서는 안될 것이다. 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책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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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4-11-12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깃털 하나가 닭 다섯마리라... 과연 놀랍군요. ^^

아영엄마 2004-11-1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문은 뻥튀기 기계나 마찬가지죠~ 깃털 하나 넣고 뻥~~ 하고 튀기니 닭 다섯마리가 되서 튀어나오더라... ^^;;

마냐 2004-11-30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괜찮은데..울 애들은 그리 썩 감탄하는 분위기가 아닌게..좀 어려웠던 모양임다. 말이 무서운 거, 사실 어른들 얘긴가 싶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