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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7일 전쟁 카르페디엠 27
소다 오사무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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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중1인 둘째 녀석, 요즘 들어서는 매사에 까칠하다. 적을 앞에 두고 온 몸의 가시를 바짝 곤두세운 고슴도치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며 품 안으로 파고들던 녀석인데... 중학생이 되면서 부쩍 짜증이 늘어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부딪히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공부는 힘들기만 하고 학교는 학교대로, 집은 집대로, 해야만 하는 것도 많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왜 그리 많은지. 자신을 옥죄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욕구가 쌓일 만도 할 테지. 

 이 책은 여름방학을 맞이하면서 한 반 남학생들이 해방구라 지칭하는 자신들만의 공간을 구축하고 그 곳에서 일주일동안 투쟁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권력(어른)에 반기를 든 아이들. 그들의 목적은 '아이는 어른의 꼭두각시가 아니라는 것'과 부모와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부당한 처사를 알리기 위함이다. 아이들에게 일직선을 벗어나지 말고 앞만 보고 똑바로 걸어가라고 강요하며 정작 어른들 자신은 갈지자로도 걷고, 길을 벗어나 슬쩍 다른 길로 다니기도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폭력적으로 다루는 선생, 낙태로 돈을 버는 산부인과 의사, 자신의 노후 혹은 출세를 위해 야합하는 사회인사들 등 위선적인 어른들의 행태를 꼬집고 있다. 

 꼰대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전쟁을 선포한 아이들은 해방구라 칭하는 빈 공장에서 잠시나마 자유를 누리며 마음을 열고 서로를 알아간다. 그리고 아이들을 인격체가 아닌 동물을 길들이는 방식으로 다스리려는 나쁜 어른(선생님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행한다. 한 아이가 유괴되는 사건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며, 전쟁을 겪은 세대인 세가와 할아버지와 음식을 날라다 준 니시와키 선생님처럼 아이들 편에 서서 도움을 주는 어른의 모습도 그리고 있다.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들도 참 많고 흥미나 관심을 가지는 분야도 다양하다. 그러나 대게의 아이들 앞에 놓인 현실은 상자 속처럼 답답하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버거우리만치 공부를 해야 하고, 어른들이 정해 놓은 규칙과 명령을 따라야 하는 속박된 삶.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하는 거라지만 성공적인 삶에 대한 부모와 사회의 기준과 잣대가 아이들이 원하는 삶, 그리고 행복한 삶과 일치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 간격이 클수록 아이들은 힘들고 불행하다. 

 작가는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란다는 부모가 오히려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있다. 어른들이 정한 규칙의 틀 안에 맞는 '착한 아이'로 만들려 하고, 사회에 순응하는 구성원이 바람직한 인간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기적인 어른들의 발상이라고. 한 번이라도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본 적이 있느냐고... 어른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아이들이 거침없이 쏟아내는 -자신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말과 복수극이 아이들에게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 책, 나는 어떤 부모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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